[마켓인]고려아연이 인수한 이그니오…매도자는 100배 차익 얻어

美 타르사디아 그룹, 이그니오 매도 주축
고려아연 "적법 절차 거친 인수…MBK의 트집"
  • 등록 2025-01-06 오전 11:38:32

    수정 2025-01-06 오후 6:56:56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고려아연(010130)이 2022년 인수한 이그니오 지분을 매도한 초기 투자자들이 100배가 넘는 차익을 거둔 것을 나타났다. MBK파트너스는 이그니오 매도자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의 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가치평가와 미국 현지 로펌의 정상적인 인수 과정을 거쳤다”며 해당 투자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이 이그니오를 인수할 당시,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기업을 제대로 된 실사도 없이 기업가치를 책정해 매도자들에게 최대 100배라는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다”며 “매도자와 최 회장과 간의 관계를 주주들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인수한 이그니오는 2021년 2월 설립된 신생 회사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설립한 페달포인트를 통해 같은해 7월과 11월에 걸쳐 이그니오 구주 100%와 신주를 인수했다. 당시 이그니오 인수대금은 구주 인수대금 3억달러를 포함해 한화로 5800억원 규모다.

MBK는 고려아연이 신생 회사인 이그니오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비싸게 평가했다고 주장한다. 설립 당해연도인 2021년 이그니오 매출은 약 600억원, 자본총계가 -19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기록했다. 설립 초기 출자 자본은 약 275만달러였다. 구주 인수대금(3억달러)은 설립 당시 자본의 100배가 넘는 규모다.

MBK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그니오 인수를 위해 2021년 7월부터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협상을 벌여왔다. 이그니오 설립 5개월만에 투자를 결정한 셈이다. MBK 측은 “설립 초기자본의 100배 넘는 가격에 인수 협상을 벌였다는 사실은 일반적인 인수합병 거래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이그니오 설립 초기 주주들은 고려아연에 지분 매도로 100배가 넘는 차익을 내게 됐다. 매도자 측은 이그니오 지분 47.5%를 보유한 1대주주 MCC NFT 외에 Windchime Limited(5%), PCT Igneo Investor LLC(38.2%), 타르사디아 그룹(The Tarsadia Group LLC, 5.7%) 등 투자펀드 위주로 구성됐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측이 이그니오 매도인 내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주장하지만, 수천억 원이 오가는 M&A 거래를 실행하면서 거래 당사자에 대한 신원을 불문으로 하는 경우는 없다”며 “MCC NFT와 타르사디아와의 관계, 타르사디아가 운영한 투자펀드의 실제 출자자(LP) 신원에 대한 의혹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2022년 이그니오 인수 당시 구주주를 대표한 MCC NFT와 협상을 진행했다”며 “구주주 간 협의를 통해 진행된 거래에 대해 고려아연에 의혹을 품거나 질의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MBK파트너스가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이사회 장악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합리성과 절제력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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