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와 ‘중국 불안’…환율, 장중 10원 급등한 1396원[외환분석]

중국 부양책 발표 실망에 ‘위안화 급락’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강달러’ 지지
외국인 국내 증시서 5800억원대 순매도
외환시장 변동성 지속…이번주 상단 1430원
  • 등록 2024-11-11 오후 12:27:51

    수정 2024-11-11 오후 12:27:51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90원 중반대로 수직 상승했다.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위안화 약세, 달러화 강세에 원화 가치는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선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P 연합뉴스)
위안화 약세+달러화 강세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2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86.4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9.3원 오른 1395.7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9.6원 오른 1396.0원에 개장했다. 지난 29일 새벽 2시 마감가(1397.0원) 기준으로는 1.0원 내렸다. 개장가 부근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오전 10시 32분께 1392.5원으로 떨어지며 상승 폭을 좁혔다. 하지만 오전 11시께부터는 다시 반등해 1390원 중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안화는 지난주 금요일 종료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예상치를 밑도는 부양책을 발표하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달러·위안 환율은 7.20위안까지 올랐다.

시장에서 기대한 중국의 부양책은 6조위안의 지방정부 부채 해소와 4조위안의 부동산 매입 방안이다. 하지만 실제 발표된 정책은 지방정부 부채 한도의 6조위안 상향이다. 이는 부양책보다는 부채 해결에 가까운 조치일뿐 아니라, 경기 부양에 사용되는 지방정부의 특수채를 향후 6년간 4조위안 규모를 끌어다 부채 해소에 사용하는 방안은 오히려 단기 성장에 부정적이라 해석됐다.

또 트럼프 당선으로 규모를 훨씬 더 키울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사와 정책 이슈가 다시 붉어지며 보호무역기조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적용을 추진하고, 특히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와 최혜국대우를 철폐할 것을 공언해왔다. 이에 주요국 대비 달러화는 더욱 강세이고 위안화 약세는 심화하고 있다.

아울러 아직 확실한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미국 하원도 공화당이 우세하며 ‘레드 스윕’ 가능성 또한 높다. 이에 달러화는 추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달러인덱스는 10일(현지시간) 저녁 10시 21분 기준 105.00을 기록하고 있다. 104 중반대에서 다시 105로 오른 것이다. 달러·엔 환율은 15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1% 이상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8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팔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개장 후에 달러·위안 환율이 7.18위안까지 빠지면서 위안화 강세로 돌아서고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나오면서 환율이 하락하는 분위기였으나, 증시에서 외국인 커스터디(수탁) 매수세가 있다보니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외환당국 개입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까지 뚜렷하게 포착되는 건 없지만, 장중 순간마다 속도조절은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위안화 추가 약세와 외국인 증시 흐름 경계

오후에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나타내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커진다면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발(發) 달러 강세 분위기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주도 환율 상단을 1400원 위로 잡아둬야 한다.

국내은행 딜러는 “외국인이 증시에서 계속해서 팔고 있어서 오후에도 환율이 오를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이번주 나오는 미국 경제 지표도 반전이 기대되기는 어렵고, 달러 강세 분위기도 커서 환율 상단을 단기적으로 1430원까지 넓혀서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굵직한 이벤트가 마무리됐지만 이번주도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재정부양정책 실망감에 따른 위안화 추가 약세 리스크와 더불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에 힘을 더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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