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어대명` 기류 속, 강훈식·박용진 단일화 두고 신경전(종합)

朴-姜 단일화 시기·방법 두고 이견차
朴 "첫 당원투표인 내달 3일 이전으로 하자"
姜 "아직 일러…내 비전 보여줄 시간 필요"
`반명 단일화`에 대해선 모두 "반대"
  • 등록 2022-07-29 오후 12:50:25

    수정 2022-07-29 오후 12:50:25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가 끝난 다음날인 29일 본선에 진출한 `97 그룹`(90년대생 학번·70년대생) 간 `단일화` 기 싸움이 흐르고 있다. 특히 단일화 시한을 두고 박용진 후보는 첫 당원투표가 이뤄지는 내달 3일 이전에 하자고 하는 한편 강훈식 후보는 시간을 갖자는 입장이다.

지난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당 대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두 후보 간 `비명`(비이재명) 단일화에 속도가 붙을 지 지켜봐야 하는 가운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기류를 깨기 위해서라도 단일화 논의에 관심이 점점 쏠리고 있다.

박 후보는 2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통화에서 강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지만 두 사람은 단일화의 방법과 시기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박 후보는 “단일화는 이를수록 좋다”며 “당심과 민심을 반영하는 어떤 방식이든 좋으니 실무협의 단위도 이르게 구성해 논의에 착수하기를 바란다”며 “강원·대구·경북 당원을 대상으로 첫 당원투표를 시작하는 다음 달 3일 이전에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도 같은 날 오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라디오에서 단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강 후보 중심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박 후보가 제 손을 들어주면서 새로운 민주당, 미래의 민주당으로 가자고 해야 가슴 뛰게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이 가장 파괴력 있는 단일화”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점에 대해선 “모든 것을 다 열어놓고 논의해봐야겠지만,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른 단일화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두 사람 간 단일화를 둘러싼 긴장 기류는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공명선거 실천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가 “본인의 손을 들어달라”고 한 것에 대해 “자포자기가 단일화가 아니지 않느냐”며 “저보고 포기하라는 이야기인데 지금 나서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이든 다 열어놓은 상태. 국민이 `저렇게까지?`라고 할 만큼 많은 것을 양보하겠다. 미래 연대를 위해 (양보)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예비경선 당시, 지난 대선 후보로 인지도를 쌓아 국민 여론조사 30% 반영 룰(rule)의 수혜를 받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마저도 양보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 후보는 박 후보의 이른 제안에 재차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공개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방식 열어놓고 고민해야 한다”며 “지금은 단일화의 시간이 아니라 비전을 이야기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본 경선에서 `여론조사 적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강 후보는 “지금 이 후보와 박 후보는 전직 대통령 후보였다. 어제 본 경선에 진출했는데 여론조사를 말하는 것은, 국민에게 제 비전을 설명 못했는데 좀 가혹한 거 아니느냐”며 “1위 후보랑도 그렇게 단일화 한다고 하면 납득하겠나. 그러면 그냥 단일화를 해달라는 이야기인데 그렇지 않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비전을 말하기 위해 일대일 토론도 가능한 지`에 대해서 그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국민이 두 후보의 비전을 들으면서 `어떤 후보가 더 비전이 있구나` `더 파괴력이 있구나` 판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두 후보는 이 후보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 결과가 전당대회 전에 발표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오히려 이 후보에게 집중이 돼 이 후보의 세몰이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강 후보는 앞서 박 후보가 “그 영향이 이 후보에게 나쁘게 갈 수도 있지만 오히려 좋게 갈 수도 있다. 이 후보에게 더 많은 마이크와 관심이 집중되고, 정치탄압 프레임이 만들어지면 저나 강훈식 의원은 힘도 써 보지 못하고 전당대회가 끝날 가능성도 상당히 많다”고 발언한 데에 “그렇게 볼 수도 있다”며 공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전당대회에 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면 매우 안 좋은 전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 후보의 무혐의가 나올시 이 후보를 견제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와 강 후보 모두 `반명 단일화`는 이루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박 후보는 “제 원칙은 누구를 반대하는 반대 연대가 아니라 97세대 두 명을 본선에 올려주신 당원 뜻 받들어 미래 연대하는 것”이라 말했고 강 후보는 “서로의 비전과 비전 만날 때 단일화가 시너지 나지 소위 `반명 단일화`로서는 민주당을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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