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한형훈기자] 카드사와 대선자금 악재가 24일 거래소시장을 60일선 밑으로 내몰았다. LG카드 사태 충격을 딛고 반등 논리를 모색하려던 때 `삼성전기 압수수색` 소식이 가세, 투자가들을 맥빠지게 했다.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는 LG그룹주를, 삼성전기 압수수색은 삼성 계열사 주가를 끌어내렸다.
채권단의 긴급지원으로 고비는 넘겼지만, `긴가민가` 하던 LG카드 부도설이 카드 대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급한불은 껐다지만 제 2금융권의 만기연장과 자금을 지원한 은행권 부담, LG카드의 시장 신뢰도 추락 등 선결 과제가 수북히 쌓였다.
특히 LG카드는 생명 연장을 위해 비후호적인 연체율 추이를 뚫고 빠른 시일에 영업 정상화에 대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도 짊어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요며칠 급락으로 가격메리트가 생겼지만, 당장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뇌관이 살아 있는 카드사 문제로 투자심리가 당분간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주 보다 17.13포인트(2.22%) 떨어진 753.65로 끝났다.
카드주가 포함된 금융업종이 4.31% 급락했다. LG카드와 외환카드가 나란히 하한가로 밀렸다. 증권과 보험도 각각 7.15%, 6.15% 떨어졌다.
60일선(761p) 하회로 지난 4월과 9월장의 학습효과를 놓고 시장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 4월과 9월 KOSPI가 60일선을 밑돌 당시 하락폭은 60일선 대비 10~15포인트 정도였다. 9월에는 거래일수 12일 동안 60일선 밑을 배회하다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과장은 "카드사와 비자금 등의 내부 문제가 글로벌 증시에 연동되는 큰 흐름을 훼손할 정도의 악재는 아니다"며 "60일선을 잠시 하회하더라도 주중반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지수는 고점(770p) 대비 10% 가량 하락했고, 현재 지수는 고점(810p) 대비 7% 가량 떨어졌다. 가격대만을 고려할 경우 주중반 정도면 반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대리는 "봉합 과정이 끝난 카드사 문제가 수면 아래로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대선자금 문제도 한국 고유의 주가할인이라는 문제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 대리는 "올라가는 장에서는 120일선의 지지 여부가 중기추세를 결정짓는다"며 "하루 이틀 더 내려 730선 안팎까지 밀리면 악재를 추스리고 재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카드사 문제는 앞으로의 전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마찰적인 문제로 국한되는 분위기"라며 "탄력 상실로 기술적으로 730선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매도에 동참할 정도로 시장의 기세가 꺽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양대 악재에 대해 시장은 관망세로 일관했다. 외국인이 하루만에 매도우위로 전환, 17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17억원 순매도해 처분 금액에서 1위를 기록했다. LG카드를 77억원, 국민은행 29억원, 신한지주를 17억원 순매도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개인은 187억원 매도우위로 관망세를 나타냈다. 기관은 프로그램에 기대 181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은 프로그램 순매수 900억원을 뺄 경우 700억원 안팎을 순매도한 셈이다.
프로그램은 차익이 990억원 순매수, 비차익이 83억원 순매도로 총 906억원을 순매수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책임연구원은 "투자자들이 LG카드 문제를 구조적인 악재로 해석하진 않고 있지만, 잠재적인 악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빠졌다는 메리트만으로는 의미있는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며 "카드사와 대선자금 악재에 발목이 붙들리는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