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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피해 규모가 컸던 지난 4대 대형 산불을 분석해 보면 봄철에 부는 ‘양간지풍’이 불 때 진화가 어려운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간성(또는 강릉) 사이에서 부는 국지적 강풍이다.
기상청이 지난 3월 울진·삼척 산불을 비롯해, 2019년 고성산불, 2017년 5월 삼척산불, 2000년 강릉산불 등 피해규모가 컸던 4대 대형 산불을 분석한 결과, ‘서풍’이 부는 기압계 상황에서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
봄철엔 우리나라 남쪽으로 고기압이 자리잡고 북쪽으로는 저기압이 위치하는 남고북저의 기압배치가 이뤄진다. 이같은 기압계에서는 태백산맥에 직각방향으로 서풍을 유입시키게 되는데 수분이 태백산맥을 타고 넘으면서 영서지방엔 강수를 뿌리고 영동지방엔 ‘고온건조’하고 최대 풍속 20m/s 이상의 매우 강한 ‘양간지풍’이 불게 된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실효습도는 장기적으로 우하향 추세에 있어, 향후 대형산불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안 지역 상대습도는 1990년대 63%에서 2010년대 58.7%로 감소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이 12.2도에서 13.0도로 서서히 상승한 것에서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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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산불 건수 및 피해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초반 200~300여건이었던 연간 산불 건수는 2010년 중반 이후로는 연 600건 이상 발생하는 해가 늘고 있다. 최근 10년(2011~2020년) 산불 피해면적을 봐도 2011년 1090ha, 2012년 72ha에서 2019년 3255ha, 2020년 2920ha로 10년 사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정식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장은 “동해안 지역은 겨울철부터 봄철에 이르기까지 낮은 실효습도와 남고북저 기압배치로 강한 서풍을 유발해 대형산불 가능성을 높인다”며 “1973년 이후 전국적으로 여름, 가을은 강수량이 증가하는 반면 봄, 가을은 강수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동해안은 이같은 경향이 더욱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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