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도 중처법이 무섭다”…영남 中企 6000명 한목소리

영남지역 53개 경제단체, 중처법 유예 촉구 결의대회
지역 기업인 자발적 참여…중기중앙회 등 힘 보태
김기문 회장 “5월 말까지 국회서 유예법안 통과해야”
  • 등록 2024-03-14 오후 2:00:01

    수정 2024-03-14 오후 7:30:59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14일 영남지역 53개 경제단체, 중소기업인 6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유예를 촉구했다. 수도권과 호남권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중처법 적용에 반대하는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남지역 53개 경제단체가 14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촉구 영남권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이날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유예 촉구 영남권 결의대회’는 영남지역 중소기업인들이 지역 신문광고를 통해 참석자를 모집하는 등 자발적인 힘을 모아 준비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수협중앙회 등 14개 중소기업·건설·수산업단체는 후원기관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중처법 유예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적용 유예를 촉구했다.

허현도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은 “영남지역은 제조·건설업뿐만 아니라 조선업· 어업 등 다양한 업종이 중처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회는 지금이라도 임시국회를 열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적용을 유예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소상공인들도 중처법 시행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80여년간 3대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권재천 김천횟집 대표는 “중처법이 제조나 건설업에만 해당된다고 생각했다”며 “조리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모든 책임을 사장에게 묻고 구속 시킨다면 어떻게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의 원로 기업인인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은 “1세대 기업인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기업을 일궜다”며 “요즘처럼 과도한 노동 규제로 기업인들을 죄인으로 몰아간다면 2·3세대 기업인들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결의대회에는 어업인도 동참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태환 31유노호 선주는 “어선 전복 등 대처할 수 없는 인명 사고 시 선주나 선장을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어업인들이 실질적인 중대재해 예방에 나설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법을 고쳐달라”고 촉구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제조·건설업뿐 아니라 수산업 등 모든 산업에서 중처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며 “21대 국회가 5월 말까지인데 유예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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