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기성 박영환기자] 전국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불거진 전국적인 물류대란이 포스코 포항공장 및 운송회사에 대한 정문 봉쇄가 해제되면서 점차 진정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최대 요구사항인 운송료 30% 인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돌발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화물연대와 운송회사가 화물연대 요구사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오늘이 이번 사태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정부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포항지부가 오후 2시 포스코 및 INI스틸 포항공장 정문 봉쇄를 6일만에 푼데 이어 오후 3시40분 대한통운 등 9개 운송회사 화물차량 통제도 해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05490)는 운송회사 일부 직영차량을 이용, 자동차용 선재 등 공급이 시급한 제품부터 부분적인 출하를 재개했다.
반면 광양공장의 출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가 수송로인 태인교 봉쇄를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양공장은 생산량의 3분의 2가량을 육상운송하는 포항공장과는 달리 육상운송비중이 20% 정도인 만큼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정문 봉쇄해제로 출하에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INI스틸(04020) 동국제강(01230) 세아제강(03030) 등 포항지역 철강공단에 있는 철강업체들은 화물차량 수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직 제품 출하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르면 8일부터 부분적인 출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원재인 고철 반입이 이뤄지지 않아 전일 포항공장의 전기로 4기중 3기의 가동을 중단했던 INI스틸은 고철 반입을 재개해 8일부터 전기로의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도 정상적인 출하를 위해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진지역의 한보철강도 오후 2시30분 정문 봉쇄가 해제된 이후 일부 원부자재 차량이 반입됐으며 8일부터는 중단된 출하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포스코를 시작으로 철강제품의 출하가 재개되고, 이르면 8일부터 다른 철강업체의 출하도 부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이번 사태의 피해가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철강재 주요 수요산업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협상 타결 불발로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일부 제조업체들은 생산차질등 피해가 추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오리온전기는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으로 자재 재고가 일주일치에 불과,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없다"면서 청와대와 노동부 등에 진정서까지 냈다. 오리온전기는 입고 예정이던 수입 글래스(브라운관 핵심부품)가 부산 컨테이너 야적장에 묶여 공급이 안되고 있어 당장 8일부터 일부 생산차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진정서에서 "운영자금을 매주 점검하면서 힘들게 회사를 유지시키고 있는 실정에서 자재공급 차량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생산라인 가동중단으로 하루 약 25억원의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며 "국내외 바이어들에게 수출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게 된다면 곧바로 부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조속한 정상화를 호소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업계는 완성차 업체별로 대부분 냉연강판 재고량이 7-20일 정도여서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생산에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업계도 당장 생산에 차질은 없지만 후판 공급 중단이 길어질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은 9일분 재고에 해당하는 4.8만톤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6만톤, 30일분의 재고를 비축해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4.5만톤, 24일분의 재고를 두고 있는 상태다.
조선업계는 물류차질이 계속될 경우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봤으나 이날부터 철강업체들의 부분출하가 이뤄지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는 표정이다.
전자업계중에는 LG전자는 5일분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나, 일부 규격은 입고 차질시 오는 9일이후에는 생산차질을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