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ING생명 CFO, 우리사주 7억원어치나 사들인 까닭은

  • 등록 2017-05-30 오전 11:33:07

    수정 2017-06-02 오후 6:04:1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최근 IPO(기업공개)를 한 ING생명보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앤드루 배럿 부사장이 임원 중 가장 많은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주목받고 있다. 앤드루 배럿 부사장은 우리사주 청약이 가능한 비등기임원 중에서 가장 많은 2만1979주를 사들였다. 공모가 3만3000원으로 환산하면 7억2500만원 수준이다.

상장 생명보험사들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대부분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ING생명의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반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회계기준이 시행되면 ING생명뿐만 아니라 일부 외국계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수혜를 볼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현재 ING생명보험의 주가는 3만1800원으로 여전히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이번 IPO 당시 공모가로 전량을 매수한 만큼 앤드류 배럿 부사장 역시 현재로선 손실을 보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회계기준의 변경과 이에 따른 RBC(지급여력비율) 제도 변경으로 ING생명의 자본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자본확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과 달리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느긋한 ING생명 등은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IFRS17도입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순자산을 책임준비금으로 나누는 RBC 비율의 부채듀레이션 캡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사모펀드에 매각되기 이전 유럽계그룹 소속이었던 ING생명은 자산듀레이션을 유럽의 기준에 맞춰 장기로 운용해왔기 대문에 부채듀레이션 캡이 늘어날 경우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GAP·차이)이 오히려 줄어든다. 이 갭이 줄어들면 금리 리스크에 대한 변동성이 낮아지게된다. ING생명은 제도변경으로 RBC가 319%에서 521%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ING생명뿐만 아니라 푸르덴셜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다른 외국계 역시 자산듀레이션이 상대적으로 길어 내달부터 RBC비율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계보험사들은 2000년대 이전 고금리 저축성 보험이나 단기납 연금상품을 판매하면서 외형을 확장해온 국내 보험사들이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인해 책임준비금 부담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전기납 위주의 보장성 보험을 판매해온 만큼 IFRS17로 인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

라이나생명이 대표적이다.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액을 추정해 그 이상의 책임준비금을 적립하는 제도인 부채적정성평가(LAT)시 라이나생명은 오히려 가용자본이 늘어나는 독특한 경우다. 대부분이 전기납 갱신형 보험으로 지급할 보험금과 지출할 사업비보다 향후 들어올 수입보험료가 많다. 부채에 대해 시가평가시 책임준비금이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사실상 보험부채 부담이 없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보험사들은 대부분 2000년 이후에 외형을 확장해온 만큼 고금리 상품 판매 비중이 낮고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자산을 운용해온 만큼 자산부채듀레이션 개선 효과를 보게된다”며 “IFRS17이 도입될 경우 일부 수혜를 보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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