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중개업소와 컨설팅업체에는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전세난과 가을 이사철 영향으로 중소형 급매물 위주로 살아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급매물이 팔리면서 가격이 오르자 다시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재조정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연저점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아 어느 정도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용인과 고양 등 신규입주 물량이 많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매매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셋값 강세의 영향으로 입주대란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양 식사동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85㎡ 이하 아파트는 전세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지만, 109㎡ 이상 중대형은 여전히 거래가 없는 상태"라며 "매매 문의가 급격히 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는 느낌이 감지될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면서 매매시장에선 호가가 올라 실제 거래로까지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매도자는 집값이 추가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호가를 높여서 부르고 있고, 매수희망자는 아직까지 집을 사도 될지 확신을 못하기 때문이다.
성남 정자동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매는 리모델링 단지와 급매물 위주로 전월에 비해 약간 상승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분당은 여전히 돈을 쥔 매수자 우위의 시장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노두승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8.29대책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2년간 완화됐고, 전셋값 급등으로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매도자 입장에선 당장 팔아야 하는 절박함이 사라졌다"면서 "반면 매수자 입장에선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만 찾고 있기 때문에 거래가 살아나는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