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올해 엔비디아칩 48만개 구매…메타·구글·아마존보다 2배↑

차세대 AI 시스템 구축 경쟁서 확실한 우위 확보 의지
데이터센터 등에 310억달러 투자…"MS 가장 공격적"
메타·구글·아마존 등 엔비디아 의존 줄이려는 영향도
  • 등록 2024-12-19 오전 10:13:51

    수정 2024-12-19 오전 10:13:5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오픈AI의 최대 후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엔비디아칩의 인공지능(AI) 칩을 경쟁사보다 2배 이상 확보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차세대 AI 시스템 구축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기술 컨설팅회사인 옴디아(Omdia)를 인용해 MS가 올해 엔비디아의 ‘호퍼’(Hopper) 칩 48만 5000개를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호퍼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마이크로아키텍처다. 엔비디아 제품 중 가장 좋은 성능을 보유한 H100, H200도 호퍼 기반 AI 칩이다.

MS의 AI칩 구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규모다. 아울러 엔비디아의 두 번째 ‘큰 손’ 고객인 메타(22만 4000개),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아마존(19만 6000개), 구글(16만 9000개)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많다.

차세대 AI 시스템 구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MS는 집중하고 있는 부문은 차세대 AI 시스템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다. MS는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에 미국 빅테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기술기업들은 올해 데이터센터 서버에 2290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MS(310억달러)와 아마존(260억달러)이 주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상위 10대 투자자가 전체 투자액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MS의 3분기 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50% 늘어난 149억달러로 이 역시 대부분이 데이터센터 증축에 쓰였다. MS는 또 지난 5월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역량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위스콘신주에 33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대량 구매한 호퍼 칩도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MS의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는 130억달러를 투자한 오픈AI의 모델 훈련에 쓰이고 있다. 오픈AI는 구글, 앤스로픽, xAI 등과 경쟁하고 있다. 또한 MS는 오픈AI의 챗GPT를 기반으로 하는 자체 AI 서비스 코파일럿도 운영하고 있다.

메타와 구글, 아마존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는 점도 호퍼 칩 구매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AI 칩을 출시할 때마다 계속 구매하기엔 높은 가격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 옴디아의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연구 책임자인 블라드 갈라보프는 올해 지출액 가운데 약 43%가 엔비디아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메타, 구글, 아마존은 자체 커스텀 칩을 개발하고 있다. MS 역시 최근 AI 가속기 ‘마이아’(Maia)를 발표하며 자체 하드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이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 시점에선 엔비디아의 칩을 대량 구매한 MS가 차세대 AI 시스템 구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한편 중국 바이트댄스와 텐센트도 올해 23만개의 엔비디아 호퍼 칩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로 중국 기업들이 확보한 칩에는 구형 모델인 H20이 상당량 포함됐다. H100, H200 등과 비교하면 성능이 크게 뒤처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대중 제재가 강화해 중국 기업들의 AI 칩 구매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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