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부리바람까마귀는 바람까마귀과에 속하는 종으로 국내에 보고된 검은바람까마귀와 비슷하지만, 바람까마귀과의 다른 종에 비해 부리가 크고, 푸른색 광택이 있는 깃털로 구분된다. 영명은 ‘크로우-빌드 드롱고(Crow-billed Drongo)’, 학명은 ‘디크루루스 안넥탄스(Dicrurus annectans)’다.
이번에 확인된 큰부리바람까마귀는 지난 10일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와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가 함께 수행한 마라도의 철새 이동조사 과정 중에서 관찰됐다. 이동연구를 위해 포획 후 개체 인식용 가락지를 부착한 뒤 방사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큰부리바람까마귀를 본래의 분포권인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마라도를 찾아온 ‘길잃은 새(미조)’로 추정했다. 국내 미기록종은 외국에 서식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종을 말한다.
큰부리바람까마귀는 전 세계에서 태국,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과 중국 서남부에 분포하는 아열대성 조류다. 이번 발견으로 마라도는 이 종이 서식하는 분포권에서 북동쪽으로 가장 멀리 위치한 곳이 됐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국가 생물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미기록종 발견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아열대성 및 열대성 조류의 관찰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종의 분포와 환경변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철새의 분포와 생태 변화에 대한 정보를 구축해 철새 보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