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콜금리 인상 `된서리` 맞는다

대출금 이자부담 높아져 급매물 출현 늘듯
사업 연기 단지 중심으로 하락폭 확대 예상
  • 등록 2006-08-10 오후 3:25:43

    수정 2006-08-10 오후 3:25:43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10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0.25%p 인상 결정이 부동산 시장에는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출을 이용해 아파트를 산 보유자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 등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급매물이 속출할 것이 예상돼 최근의 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또 올해 분양실적 악화로 건설업계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던 하반기 분양시장도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대출로 산 물건 쏟아진다"..이자부담 커져

김희선 부동산114전무는 이번 콜금리 인상의 영향에 대해 "사업성 등의 이유로 정처없이 연기된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 출회가 확대될 수 있다"며 "재건축단지의 집값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투자목적으로 재건축아파트를 보유하거나, 다주택자들 중 자기자본 투입비율이 낮은 경우 이를 처분하려는 분위기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주택대출 제한 등 금융규제가 시장에 강력하게 영향을 주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구매심리도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기 전에 대출을 통해 고가주택을 마련한 아파트 보유자의 부담도 커져 매도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이미 시장이 좋지 못한데다 하반기 호재가 판교와 가을 이사철 밖에 없고, 이마저도 약발이 되지 못하는 상태"라며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DTI적용 전에 투기지역에서 대출에 의지해 6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마련한 경우나 분양권 대출을 받은 경우도 이자부담이 커져 매도를 고민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량의 매물 출회가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서용인지역의 성복, 신봉, 죽전 등이 꼽혔다.

한편 이번 `하반기 한 차례`로 예상됐던 콜금리 인상 숙제가 일찌감치 해결된 만큼, 당장은 부동산 시장에 부담이 되겠지만 하반기 시장 심리의 안정세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실세금리가 최근 1%가량 올랐었기 때문에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안에 더이상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여서 부동산시장은 곧 심리적인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상 결정에도 시장의 금리수준은 부동산 시장에서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을 우려는 적다"고 전망했다.

◇건설업계에도 `먹구름`..하반기 분양시장 침체 우려

한편 판교 이후를 준비하며 하반기 분양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던 건설업계의 입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란 우려가 번지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경기가 이같이 안좋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은 결국 `부동산 때려잡기`의 최종방법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건설경기 부양책도 뒤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자비용이 늘어나면 시행사들의 주택 공급사업이 줄어들고 결국 건설회사도 위축될 수 있다"며 "중견 주택업체들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매매시장보다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중도금 대출 등에서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안그래도 분양이 안되는 데 하반기에 더 안좋아질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상반기 미분양으로 곤란을 겪으며 `무이자융자` 등 금융혜택을 내세웠던 시행사나 건설회사들은 이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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