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S-Oil 미래 동력의 심장`..온산 증설현장을 가다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증설 현장..총 1조4천억 투입
내년 상반기 완공..파라자일렌 단일공장 최대 생산력 갖춰
  • 등록 2010-12-08 오후 2:18:00

    수정 2010-12-14 오전 9:54:10

[온산(울산)=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저 놈이 알고 보면 일체형 `통뼈`입니다"

울산 시내에서 차를 달려 40분. 공장에 다다르니 솜씨 좋은 장인들이 빚은 듯한 파이프 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숲 사이로 최고 높이 98m, 지름 9.8m에 달하는 초대형 타워가 위용을 과시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로
S-Oil(010950)의 신성장동력이 될 핵심설비, 자일렌 센터다.

"
두산중공업(034020)이 창원에서 만들어 지난 4월 배로 싣고 왔죠. 3600톤짜리 타워를 배에서 육지로 옮겨 단번에 그대로 세웠습니다"

지난해 6월 착공,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울산 울주군 온산읍의 S-Oil 증설 현장을 찾았다. 초겨울 차디찬 바람도 공사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열기와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섞여 손님을 맞았다.
 
▲ S-Oil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SEP) 건설 현장. 높이 98m의 초대형 자일렌 타워(사진 오른쪽)가 높다랗게 들어서 있다.

◇ `10년 먹을거리` 파라자일렌, 단일공장 최대 생산력 갖춘다

"S-Oil은 환율 급변 등 외부 요인에 민감한 정유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석유화학제품 생산라인의 증설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의 10년 먹을거리죠"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총 1조4000억원이 투입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SEP)의 핵심은 파라자일렌(Para-Xylene) 설비인 제2 자일렌 센터다. 파라자일렌은 합성섬유의 기초 원료로 기존 자일렌보다 순도가 높은 고순도 제품. 내년 상반기 증설이 마무리되면 S-Oil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은 현재의 연산 70만톤에서 160만톤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된다. 이는 단일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S-Oil 관계자는 "당분간 세계적으로 이만한 규모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갖춘 단일공장은 없다"며 "국제 자일렌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S-Oil은 이와 함께 석유화학제품 기초 원료인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설비를 현재 연산 30만톤에서 58만톤으로 증설한다. 원유정제 능력도 일일 58만배럴에서 63만배럴로 5만배럴 확대한다.

공정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CFU(Condensate Fractionation Unit), 즉 나프타 성분이 많은 경질유에서 나프타를 분류한다. 이후 아로마이징, 즉 원유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개선해 BTX로 전환한다. 마지막으로 제2 자일렌 센터에서 아로마이징 공정시 생산되는 혼합 자일렌을 반응, 분리 정제해 고순도 파라자일렌을 생산한다.

S-Oil은 이번 증설로 자일렌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증설이 완료되면 영업이익률이 올해보다 2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 전망도 밝다. 원료인 나프타와 파라자일렌 제품 스프레드(가격차이)를 350~400달러 내외로 가정할 경우 연간 3500~40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S-Oil이 내년까지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큰 이익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S-Oil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SEP) 건설 현장.

◇ 공사 진행률 90%..태양광 등 첨단기술 `총동원`

"기술 발전으로 공사 진행이 빨라졌어요. 예전에는 7년 가까이 걸리던 공사가 최근에는 2년이면 뚝딱 완공됩니다. 덕분에 일하기가 한결 수월해졌죠" 증설 현장 근로자의 말이다.

이번 증설에 투입된 공사 인력은 일일 3500명, 연간 150만명이다. 투입된 철골만 1만9000톤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다.

현재 공사는 90% 가량 진행된 상태.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배관, 보온, 수압 관리 등 마무리 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대 지름 60인치(약 152cm)부터 최소 0.5인치(약 1.3c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이프들은 골격을 갖춘 상태로 도색 등 막바지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보일러는 지난달 19일부터 시운전중이다. 수압 테스트는 800~900여개의 파이프 가운데 500여개에서 완료됐다.
 
공장 가동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라고 S-Oil 관계자는 설명했다.

컨트롤 룸(Control Room)에 들어서니 컴퓨터와 모니터들이 즐비하다. 공장을 가동하고 모니터링하는 곳이다. 현재 4조 3교대로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다. 허재영 S-Oil 대외업무팀 대리는 "대한민국 최첨단 기술력이 모두 모인 곳"이라고 소개했다.

고개를 돌리니 태양광 발전 현황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전력 공급은 최근 신재생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광을 활용하고 있다. 일일 최대 발전용량은 20킬로와트(KW). 한 달 반 가량 운용해 현재 누적 발전량이 1만400여KW에 이르렀다.

허충 S-Oil 프로젝트건설팀 과장은 "제품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운전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실제 시설의 50분의 1 크기로 모형 시설을 만들어 테스트를 거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품질에 완벽을 기한다는 설명이다.

◇ 10년전 매립지가 `금밭`으로

증설 현장에서는 내년 완공을 앞두고 안전 점검, 노사 화합에도 마지막 힘을 쏟고 있다.

허충 과장은 "지난 5월부터 무재해 20만 시간을 달성중"이라며 "안전, 공기(工期), 품질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는 일념으로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파란색 안전모를 쓴 안전 관리 전담 인력을 가동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노사화합 산행대회`를 열고, 현장 근로자와 가족 등 2000여명이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S-Oil 관계자는 "아흐메드 수베이 최고경영자(CEO)도 세 달에 두 번씩 직접 공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전에는 허허벌판 매립지였던 쓸모없는 땅이 이렇듯 거대한 생산현장으로 변모했습니다. 자부심을 느낄 만 하죠. 완공된 후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장 근로자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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