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뇨리지와 유비쿼터스가 만들어내는 홀로닉스 세계

  • 등록 2003-09-15 오후 2:46:11

    수정 2003-09-15 오후 2:46:11

[edaily 김종서 기획위원] 지난 15년동안 미국의 무역적자 총액은 1조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미국경제는 이런 엄청난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위기없이 세계 최고의 소비중심국가로 여전히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단 몇 년의 무역적자로도 외환위기를 맞아 IMF사태라는 6.25이후의 최대 수난을 당하게 되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세계 각국은 많은 자금들을 미국에 투자하고 있으면서 보다 많은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세계 최대 무역적자 국가인 미국이 엄청난 빚을 갚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데 이를 믿고 투자하고 무역거래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도대체 미국이 국가 파산 없이 이렇게 건재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세뇨리지(seigniorage)라는 말이 있다. 화폐를 주조하는 권리를 가진 정부가 갖게 되는 이익을 의미한다. 즉 미국의 달러화가 세계적인 기축통화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외환위기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미국은 최대의 패권국가로서의 위치를 이용하여 경제적인 이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경제는 `세계화, 금융자본의 지배, IMF의 지배`라는 세 가지 기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경제는 국가가 아니라 돈을 가진 집단이 지배하게 되어 있어 세계 각국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으면서 수십억 인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돈을 가진 집단들은 미국의 헤지펀드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며 미국중심의 새로운 경제체제를 이룩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즉 `달러경제로의 재편, 외환 시장에서의 투기에 의한 심판, 실물시장의 지배와 카지노 자본주의, 평가정보를 통한 세계지배`라는 4가지 방식에 의해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한다. 최근 세계 도처에서는 소말리아 기근, 르완다 내전, 유고 내전, 인도인들의 빈곤한 삶, 베트남의 황폐화, 페루와 볼리비아의 마약경제화, 브라질 재정의 속박, 러시아의 몰락 등 엄청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세계경제를 주도하여 나가겠다는 미국은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으로 하는 세계화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세계화는 결국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세계”로 전환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투기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승자가 없다. 패자가 쓰러지고나면 승자는 일시적으로 전리품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결국에는 쓰러지게 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 금융자본들이 꿈꾸는 `승자의 아량 위에서 베푸는 잔치상`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패권주의는 세계경제를 대공황이라는 엄청난 사태로 몰아 넣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세계가 만드는 유비쿼터스(Ubiquitous)한 생활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세계가 세계 각 국을 유비쿼터스한 생활로 만들어 주고 있다. -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와 만나서 대화할 수 있으며 폭넓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 필요한 생활필수품도 손쉽게 인터넷 상거래를 활용하여 즉시 배달 받을 수 있다. - 인터넷과 방송의 융합으로 쌍방향 TV교육이 어느 곳에서나 전문적인 지식을 찾아 낼 수 있는 Know -where시대를 창출해 내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열어나가는 새로운 시대에서 인간은 흡사 신처럼 무소부재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유비쿼터스한 생활이란 인간이 신과 같은 무한한 능력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와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과 네트워크가 만들어 낸 세계이다. 앞으로 집안살림도 모든 디지털 가전제품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외부에서 컴퓨터로 조종하는 시스템에 의해서 관리된다고 하니 안락한 생활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과연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단순한 수수께끼조차 해결하지 못한 모순을 지닌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신과 같이 무한한 능력을 지닌 것으로 착각하고 살고 있지만 사실상 신이 될 수 없다는 한계성을 갖고 있다. 이런 철학적인 사고가 우릴 고독하게 만들고 정신적 허탈감을 갖게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에서도 티벳 불교, 부처의 선사상, 요가, 명상 등 동양사상이 붐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문학은 물론이고 패션이나 광고, 건축 등 다양한 부문에서 명상을 중시하는 선사상과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로 자연과 접할 수 있는 생활공간을 갖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육체적인 안락은 정신적 빈곤을 가져다주고 정신적 빈곤을 채우기 위한 새로운 영역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핵인 홀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 세계화는 미국의 패권주의와 맞물려 미국중심의 경제체제를 구축, 세계경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보화가 만들어내는 유비쿼터스한 생활은 육체적인 안락보다 정신적인 빈곤감을 갖게 하여 현대인들은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꿈과 현실에서 방황하면서 급변하는 세계에 몸을 맡기면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꿈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사이버 세계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하였다고 해도 정보사회가 진전되면서 기존의 산업사회에서의 시장이 붕괴되어 많은 실업자들을 양산시켜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려는 세계화는 세계최대의 패권국가인 미국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물줄기는 이미 막을 수 없는 대세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 이런 문제점은 세계경제가 정보사회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물줄기로 만들어지는 홀론닉스 세계가 새로운 세계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홀론은 생명의 핵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Holon = whole + one`의 합성어이다. 이는 낱개이면서 동시에 전체라는 뜻으로 생명의 보편적 성질인 낱개와 전체의 양면성을 가지고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이란 자기가 자기에게 둘러싸인 주변의 모순 점을 논리나 피드백 시스템을 통하여 자기수정이 가능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자기조직화를 통하여 생물들이 스스로 생존력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다. 홀론은 일종의 생물체의 세포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홀론으로서의 조직, 홀론으로서의 기관, 이들이 협조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홀론으로 인간, 홀론으로서의 사회, 홀론으로서의 국가를 이룩하여 나간다는 것이다. 홀론으로서의 국가나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홀론으로서의 인간이 모여 살아야 한다. 따라서 홀론으로의 인간이 전제될 때 국가나 사회의 구조가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의미가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다. 전통교육에서는 학생들은 교과내용을 가르치면 내용대로 행동의 변화를 일으켜 국가나 사회가 원하는 인간이 양성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열린교육에서는 인간에게 자유를 주면 자기를 위해서 최선을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선택은 결국 자기 운명을 결정하고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한다는 실존적인 경험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전통교육은 말을 강가에 끌고 가서 물을 먹이는 것이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열린교육에서는 말을 강가에까지 데리고 갈 뿐 물을 먹고 안 먹고는 말의 몫인 것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기 스스로 져야 한다. 이런 틀로 만들어지는 열린 인간, 열린 사회, 열린 국가가 이룩될 때 홀로닉스에 의한 새로운 세계가 창출되는 것이다. 홀로닉스의 세계에서는 정보가 변혁의 열쇠이다. 체제란 전체 정보흐름의 변화, 특히 그 규칙과 목표의 변화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옛 것을 중시하고 이를 끝내 지켜 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세계가 연출하는 디지털과 네트워크는 이런 냉소적인 공개토론의 장에서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 너무나 소프트하게 이를 수용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 네트워크화, 진실 알리기, 학습 그리고 사랑을 동원하여 미국의 패권주의도, 철학적인 방황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만들 것이다. 이젠 우리는 오직 진실만을 이야기하고 토론을 통해서 공통적인 편견과 단순한 논리, 말의 함정, 거짓말을 해소시켜 나갈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부유층을 위한 성장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였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홀로닉스 세계를 창출하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만들어 내는 멋지고 아름다운 세계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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