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찾은 김기문 “중대재해법 유예 극적 통과되길”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국회 방문해 여야 원내대표 만나
중대재해법 관련 현장 우려 전달…“유예 간곡히 당부”
홍익표 만난 뒤 “조정 용의 있는 듯…극적 통과 기대”
윤재옥 “해결 안돼 송구…민주당, 국회 책무 방기”
野 “산업안전보건청 신설하면 합의” 與 “마이동풍”
  • 등록 2024-01-24 오전 10:49:00

    수정 2024-01-24 오전 10:49: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4일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유예를 재차 요청했다. 법 시행 전 유예 가능한 마지막 기회인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하루 남기고 중소기업계의 간절한 요구를 전달했다.

김기문(오른쪽)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4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김 회장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차례로 면담했다. 김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중소기업에 사망선고와 같다는 의미에서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국회를 방문했다.

김 회장은 홍 원내대표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시행 유예 법안이 국회를 꼭 통과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민주당에서도 조정할 용의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가) 아침 일찍 시간 내준 걸 보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야가 합의하면 극적으로 통과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중소기업계의 사정을 충분히 알겠다”며 “국민의힘이 산업안전보건청 신설 제안을 받아준다면 시행 유예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김기문(오른쪽)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4일 국회를 찾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김 회장은 이어 윤 원내대표를 찾아 “중소기업인들이 감옥 담벼락을 걸어다니며 불안한 마음으로 일하지 않도록 시행 유예 법안 통과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재차 요청했다.

윤 원내내표는 “문제 해결을 위해 김 회장이 수차례 찾아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며칠 남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우려하고 걱정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정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겨냥해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며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입법적 조치를 강구하지 않는 건 국회의 기본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며 국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산업보건안전청 설립 등 조건을 제시하는 데 대해서는 “그간 협상 과정에서 불합리한 요구도 상당수 있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조치할 건 조치하고 민주당의 이해를 구할 건 구하는 식으로 절차를 밟아왔다”며 “차라리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방책이라도 세울 텐데 자꾸 새로운 조건을 들고 나오는 건 마이동풍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이 끝난 뒤 김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다녀온 얘기를 윤 원내대표에 전달했고 최대한 여야 협의를 통해 잘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산안청 설치에 대해 김 회장은 “여야가 수차례 관련 논의를 나눴고 오늘도 만나 얘기한다고 한다”며 “산업안전보건본부를 만든 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산업안전보건청을 추가로 만들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고 여야는 언제 설치하느냐를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원내대표 모두 중소기업계가 절실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시행 유예 법안이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 발생 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으며 오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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