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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87년 ‘1위’·‘어차피 이명박’ 17대 ‘꼴등’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인구 4247만 9710명 중 1107만 2310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26.02%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총선 사전투표율 12.2%와 비교해도 2배가 넘는다. 역대 총선 최종 투표율은 50% 정도에 머무는 반면 대선은 70~80% 선이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의 단순비교에 맹점이 있긴 하지만, 역대 최고치임은 분명하다.
유권자들의 투표 열망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으면 최종 투표율도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26.02%의 사전투표율이 이번 대선에서 80%는 물론 13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인 89.2%도 넘어 설 수 있다는 근거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6공화국이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때는 13대 대선이다. 전두환 독재 정권 교체 요구가 폭발한 6월 항쟁이 끝난 뒤 치러져 국민 열망이 고스란히 89.2%란 역대 최대 투표율로 이어졌다. 그러나 ‘양김’(김영삼·김대중)의 단일화 실패 등으로 전두환과 함께 12·12 반란을 일으킨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역대 투표율 2위를 기록한 대선은 바로 그다음인 14대로 81.9%로 집계됐다. ‘3당 합당’이란 초유의 정치적 사건 뒤에 있었던 선거라 국민 관심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다.
이같은 역대 대선 투표율을 보면 정권 교체 열망이 높거나 ‘일방적인 대세’가 없을 때 더 많은 국민들이 투표했다.
전문가 “80% 무조건 넘는다…높으면 ‘확장성’ 있는 후보 유리”
19대도 조짐이 심상치 않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촛불 시민’ 1600만명이 광장에 나왔고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파면’이란 결실도 보았다. 87년 6월 항쟁과 맞먹는 정권교체 열망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6.02%란 사전투표율은 19대 대선 투표율이 높을 거란 예측을 증명해줬다.
전문가들은 “80%는 당연히 넘을 것이고 87년 투표율까지도 근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투표율이 높게 나오려면 노인층과 청년층의 의견이 대립되는 ‘균열구조’가 있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유권자들이 느끼는 ‘정치적 효능감’의 정도가 높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우선 2030 세대와 55세 이상 인구가 선호하는 후보는 완전히 대립된다”며 “이 같은 구도가 있을 때 양측 모두 서로 더 투표 하려고 한다. 더구나 9년 동안의 보수정권을 겪으며 젊은 층의 진보 성향은 더 두드러져 있어 (노인 세대와) 간극이 더 벌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6월 항쟁 직후 89% 이상의 투표율이 나왔는데 이유는 사람들이 ‘내가 참여하면 세상이 바뀌는 구나’란 ‘정치적 효능감’을 맛봤기 때문”이라며 “촛불로 대통령을 내린 지금의 국민들이 느낄 효능감은 그때보다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아울러 ‘투표율이 높을수록 어떤 후보에게 더 유리한가’란 질문엔 “외연 확장성이 높은 후보가 유리하다”며 “1, 2번 후보는 확장 능력이 비교적 없는 반면 3, 4, 5번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