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항공대란 재연 우려

전면파업시 전체노선의 70% 운항감축 불가피
  • 등록 2005-12-07 오후 3:41:39

    수정 2005-12-07 오후 4:04:01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8일 0시를 기해 전면파업을 예고, 연말 항공대란이 일어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003490)이 차지하는 항공수송 분담률은 국제여객 40.6%, 국제화물 48.1%, 국내여객 65.2% 등으로 매우 높아,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때보다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7일 건설교통부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 노사는 이날 오전까지 임금단체협상을 위해 협의했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현재 조종사 노조는 파업 출정식을 위해 노조원들을 영종도 소재 청소년수련원으로 집결시키고 있다. 사측도 비상운항 스케줄을 마련하는 등 파업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노사간 입장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낮다며 파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박병렬 교선실장은 "8일 0시 이전까지 협상의 여지는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선 노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요구사항을 수정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조종사 노조는 기본급 및 비행수당 6.5%, 상여금 50% 등 총 8% 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사측은 이번 임단협과 별도로 올해 총액대비 11.4%에 해당하는 조종사 1인당 평균 1135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만큼 기본급 동결에 상여금 50% 인상 등 총 1.5% 인상을 주장했다.

노사간 1차 합의 실패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안(기본급 2.5%, 상여금 50% 등 총 3% 인상)이 나왔지만, 이를 사측은 수용한 반면 조종사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다.

이에따라 8일 0시를 기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면 대한항공은 전체노선의 70% 정도 운항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B747 등 대형기를 통한 장거리노선 위주로 운영하고 있어 중단거리 위주의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조종사 활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전명파업시 조정사 예상 가용인력은 812명으로 전체의 41% 수준에 불과하다.

파업에 따른 매출손실도 1일 여객피해 127억원, 화물피해 60억원 등 총 187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으로 아시아나측이 1일 66억원의 피해를 본 것에 비해 3배에 달한다.

특히 12월에 집중되는 화물운송에 차질이 발생, 수출에도 상당한 피해를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우리나라 총 수출액중 항공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실제로 올 1∼10월중 총 수출액은 2332억달러로 이중 707억달러(30.3%)가 항공운송으로 이뤄졌다.

건교부 관계자는 "납기지연을 우려한 해외 바이어의 주문감축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는 등 수출업계의 해외거래선 이탈이 우려된다"면서 "파업에 따른 정기화물편 결항으로 전세화물기 등 대체수단을 이용하도라도 운송단가가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정부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긴급조정권을 발동한다는 계획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쟁의행위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

건교부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시 파업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키로 했다. 또 비노조원, 외국인 및 노조원 중 운항참여자를 최대한 투입하고, 장거리 노선을 단거리 노선위주로 운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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