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약 117억달러 줄면서 4개월 만에 900만달러대로 회귀했다. 증감폭 기준으론 역대 최대 감소다. 기업의 수입 결제대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 사진=AFP |
|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975억2000만달러로, 1월말 대비 117억30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달째 이어진 감소세로, 지난 1월말(-17억3000만달러)에 비해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 합계를 말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9월말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 1월말부터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8월말 882억7000만달러 △9월말 895억달러 △10월말 976억5000만달러 △11월말 1073억9000만달러 △12월말 1109억8000만달러 △1월말 109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예금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달러화예금은 전월말 대비 81억9000만달러 줄어든 84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예금도 21억5000만달러 빠진 45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엔화와 위안화예금도 각각 8억8000만달러, 2억8000만달러 줄어든 61억3000만달러, 1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예금이 많이 줄어든 것은 기업들의 수입 결제대금 지급과 해외직접투자 자금 인출 등 요인에 주로 기인했고, 현물환 매도도 일부 있었다”며 “유로화와 엔화예금은 기업의 현물환 매도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워낙 변동이 심한 통계”라며 “자금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작년 10월 정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자료=한국은행 |
|
주체별로 보면 기업 중심으로 감소했다. 기업예금은 829억5000만달러로 113억3000만달러 줄었다. 개인예금은 145억7000만달러로 4억달러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 은행은 868억5000만달러,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은 106억7000만달러로 각각 116억달러, 1억3000만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