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원장은 ‘카드 대란’ 책임없나

  • 등록 2004-07-16 오후 2:32:32

    수정 2004-07-16 오후 2:32:32

[edaily 박동석기자] 감사원의 카드 대란 특감 조치가 예상대로 솜방망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감사원이 밝힌 카드 대란의 원인은 ▲카드이용자 결제능력 초과범위 사용 ▲카드사의 과도한 차입경영 ▲감독기관의 감독미흡이다. 그러나 원인에 비해 책임추궁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감사원이 내린 징계는 `카드대란` 당시 감독책임자였던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인사조치토록 통보한 게 거의 전부다. 카드사용을 장려했던 재정경제부와 금감원에 감독권한을 위임했던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해서는 기관경고를 했을 뿐이다. 감사원은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 규제개혁위원회 등 4개 기관을 카드 대란의 "공범"으로 지목하면서도 기관장에 대해서는 책임추궁을 포기했다. ◇ "현직에 있을 때만 책임" 하복동 감사원 금융재정감사국장은 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현직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감사원은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당시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었던 강경식 전 부총리가 무죄판결을 받은 것을 그 예로 제시했다. 또 이번 감사 결과 정책실패는 시스템의 결함에 따른 것인만큼 문책보다는 정책개선과 감독기구의 개편이 중요하다는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감사원의 카드 대란 특감으로 떨고 있었던 전현직 경제 관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지난99년 5월 카드 현금 서비스 한도를 폐지하고 그해 8월 카드 복권제도를 도입한 주역인 강봉균 강봉균 재경부장관(현 열린우리당 의원), 이헌재 금감위원장(현 경제부총리)과 카드사의 과당경쟁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진념 전 부총리,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길거리 회원모집을 허용함으로써 ‘진범’으로 지목됐던 강철규 규개위원장(현 공정거래위원장), 카드정책 실무책임자였던 이종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현 한나라당 의원)등이 그들이다.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현 금융정보분석원장), 김석동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의 책임도 간과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전윤철 감사원장 "면피"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조치는 전윤철 원장의 강직한 "컬러"와는 매우 동떨어진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전 원장은 ‘전핏대’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직선적이고 타협을 모르는 성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불 같은 강성 이미지다. 그런 그가 면책의 범위를 넓힌 것은 전 원장 자신도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이었던 탓이 크지 않겠느냐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전원장은 지난 2002년 부총리로 재임당시 카드사 부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규제정책을 주도했다. 신용카드 규제정책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2년 3월 LG카드등 3개사가 과당 회원모집으로 영업정치 처분을 받으면서부터. 전원장은 당시 이근영 금감위원장과 함께 카드사들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그 해 5월에는 카드사의 현금 대출 업무 비중을 전체 영업의 50%이하로 낮추라는 정책이 시행됐고 길거리 카드회원 모집도 전면 금지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연체율이 10%를 넘으면 적기시정조치가 발동되는 규제방안이 추가됐다. ◇ 신불자들은 어디서 구제받나 이렇게 카드사들의 돈줄을 조인 데 따른 파급효과는 지난 2002년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급기야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까지 불러왔다. 설거지는 김진표 전 부총리(현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정재 금감위원장이 맡아 처리했다. 금융권의 카드채 만기 연장 조치가 내려진 이른바 2003년 4.3종합대책이다. 종합해보면 전 원장은 카드사의 자금 줄을 조임으로써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카드 대란의 1차적인 책임은 카드가 된다고 하니까 무분별하게 뛰어들어 과당경쟁을 일삼은 카드사들이다. 그러나 전 원장을 비롯해 이른바 잘 나가는 전현직 관료들이 솜방망이조차 맞지 않은 감사결과에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냉탕 온탕식 카드 정책으로 피해를 본 카드회사들과 이 과정에서 연체의 늪에 빠져든 신용불량자들의 억울함은 어디서 구제받을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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