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 규명의 핵심키가 될 블랙박스를 해독하는 데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 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이 무안 제주항공 사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
|
29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등에 따르면 블랙박스의 일부가 손상된 채 수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 블랙박스는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석 음성기록 장치(CVR) 두 가지다.
항철위 관계자는 “CVR은 외형 그대로 수거됐는데 FDR은 일부 분리가 됐다”면서 “FDR 해독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한 달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적인 조사 작업이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항공사고 조사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도 걸리는 가운데 초반 단계의 FDR과 CVR 해독 작업이 전체 조사의 방향성을 정하기 때문이다. 만약 FDR 훼손 정도가 심하다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조사를 맡겨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블랙박스 해독 작업만 6개월 이상 걸리게 된다.
FDR은 항공기의 3차원적인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상태를 디지털, 자기, 수치 등 신호로 녹화·보존하는 장치다. FDR 분석을 통해 비행기의 고도·속도·자세, 조종 면의 움직임, 엔진의 추력, 랜딩기어의 작동, 착륙할 때 내려오는 플랩(고양력장치)의 각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CVR은 비행기 내부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CVR은 조종실 내 승무원 간의 대화, 관제기관과 승무원 간의 교신내용, 조종실 내 각종 경고음 등을 기록한다. CVR는 엔진이 정지될 때까지 마지막 2시간 동안을 녹음하고 FDR는 마지막 25시간의 비행 자료를 기록한다.
FDR과 CVR은 추락 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기체 꼬리 부분에 위치한다. 이번 사고에서도 여객기 기체는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탄 가운데 꼬리 칸은 그나마 모습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