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등 신흥개도국 `카드대란` 우려

NYT 보도..카드사용 급증에 따라 부작용도 커져
"2003년 한국 카드사태에서 교훈 얻어야"
  • 등록 2008-08-11 오후 4:02:50

    수정 2008-08-11 오후 4:02:50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터키와 중국 등 신흥 개발도상국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5년 전 한국에서 발생했던 `카드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채무가 `명예살인`을 불러왔을 만큼 돈 빌리는 것을 터부시했던 터키에서도 이제 신용카드는 일상이 됐다. 터키에서는 30년 전만 해도 신용카드 발급 규모가 1만장에도 못 미쳤지만 지금은 3800만장을 웃돌고 있다.

브라질과 중국 그리고 인도와 한국 등에서도 신용카드가 서구식 풍요의 상징처럼 인식되면서, 전세계에서 발행된 36억7천만장의 신용카드 중 3분의 2 이상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다.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중부 유럽에서는 매년 신용카드 거래 규모가 20%에서 30%씩 급증, 미국 내 증가율의 2배를 웃돌았다.

이로 인해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카드사들의 수익은 급증했다. 비자카드는 지난 3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실시하는데 성공했다. 마스터카드 주가는 지난 2006년 상장 이후 다섯배 가까이 올랐다.

NYT는 신흥 개도국에서 카드발급이 급증하면서 위험도 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사례를 상기했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한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배가 넘는 1억4800만장의 카드가 발급됐으며, 카드사들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고교생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했다. 당시 카드 연체율 28%까지 치솟으며 한국은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터키와 중국처럼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1억장 이상의 카드가 사용되면서 이와 비슷한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에선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카드 빚으로 41명 이상이 목숨을 끊었을 정도다.

신문은 카드대란 이후 한국의 신용카드 업체들이 고객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연체율이 급락했다면서, 다른 국가들이 한국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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