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과 거래량을 결정하는 주된 변수인데, 2007~08년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했던 물량이 하반기에 잔뜩 예정돼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사업장에서 잔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곧바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하반기 입주 예정 아파트는 281개 단지 16만1323가구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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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용인·인천 물량이 수도권 30%
수도권의 경우 8만8607가구 규모인데 지난해 동기 대비 2만3700가구 가량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8만5591가구)보다는 다소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만7812가구, 신도시 6523가구, 경기도 5만1299가구다.
지난해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는 판교신도시 입주 시작이라는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 입주 물량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기 때문에 미입주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세 곳의 입주 예정 물량만 합해도 2만5284가구에 달해 수도권 전체 물량의 30%에 육박한다. 특히 용인과 고양의 지난 5월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각각 6650가구, 4748가구로 수도권 미분양 1, 2위 지역이다.
◇ 부산 3배, 대전 6배 증가
지방광역시의 하반기 입주 예정량은 3만4323가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만3000가구 가량 늘었다. 부산이 1만1804가구로 가장 많은데 지난해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금정구 구서동 쌍용예가(1095가구), 금정구 장전동 금정산SK뷰(1306가구), 연제구 연산동 자이(1598가구) 등 대단지들의 입주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대전도 8821가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6배 가량 늘었고, 울산은 5723가구로 지방광역시 중 3번째로 많은 입주 물량이 예상된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3만8393가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만가구 이상 줄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전체적인 입주 물량은 평년 수준이지만 일산과 파주, 은평뉴타운 등 일부 지역에 몰려있는 게 문제"라며 "최근같은 상황에서는 입주를 못 하거나 분양권을 손절매하는 계약자들 때문에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건설사 `미입주` 비상
한편으론 살던 집을 전세로 내놓거나 입주를 하지 못하고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어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은 전셋값 약세도 예상된다.
건설업계도 하반기 입주 물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규모 중대형 사업장에서 미입주가 대거 발생하면 유동성 문제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잔금 비중은 대개 분양가의 30%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잔금 비중이 50%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점도 우려를 증폭시킨다.
`입주 대란`은 이미 진행 중이다. 다음달 말 입주 예정인 하반기 최대 입주 단지 고양 식사지구 위시티자이(4683가구)는 입주예정자들이 분양대금의 60% 2년간 이자 대납과 입주시기 올해 말까지 연장 등을 요구하며 진통을 빚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청주 지웰시티 1차(2164가구)도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분양가 할인을 요구하면서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적극적인 입주 촉진책들을 내놓고 있다. 한화건설은 고양 가좌동 꿈에그린 아파트에 대해 잔금 35%를 무이자로 2~3년간 납부 유예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용인 성복동 힐스테이트 2, 3차에서도 잔금 20%의 납부일을 입주 1년 후로 연장해 주고 있으며 남양주 도농동 부영에시앙에서는 2년간 분양가의 60~65%를 할부로 낼 수 있게 해준다.
지방에서는 더 파격적인 입주 촉진책이 선보이고 있다. 경북 구미시 `광평 푸르지오` 1, 2차는 신규 계약하는 일부 가구 중 입주시 잔금을 완납하면 분양가 50%에 대한 7년간 이자를 계산해 분양가에서 할인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