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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한국전 참전 용사이자 교육자로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98세 남성이 역대 미국 최고령 장기 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미주리주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98세 오빌 앨런이 간을 기증했다.
앨런은 미주리주 남동부 소도시 포플러 블러프에 살았으며 지난달 27일 폭풍이 지나간 뒤 집주변을 치우다가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인근 도시 케이프 지라도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부종이 심해 치료도 어려웠다.
앨런의 간은 72세 여성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장기 기증 단체에 따르면 앨런은 미국에서 장기를 기증한 최고령자다. 이전까지는 지난 2021년 95세로 사망하면서 간을 기증한 세실 록하트가 최고령 장기기증자였다.
앨런은 제2차세계대전,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다. 2차대전에서는 육군항공대에서 조종사로 활약했고, 한국전 때는 제1기병사단(1st Cavalry Division)에서 복무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미 육군예비군(US Army Reserve)에 27년간 몸담았으며 중령으로 전역했다.
앨런의 딸인 린다 미첼은 장기기증이 “아버지가 평생 해온 일을 한 것이었고 그 덕에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작은 한줄기 기쁨의 빛으로 바뀌었다. 아버지는 한가지 선물을 더 주신 것”이이라며 “병실에 찾아왔거나 장례식에 참석했던 (아버지의) 많은 친구와 학생들이 ‘나도 운전면허증에 장기기증자 표시를 붙이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앨런의 아들인 그레그도 “장기 기증이 슬픔으로 가득했던 시간에 희망을 주는 일이었다”며 “(장기기증으로) 누군가가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은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