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 前 통상교섭본부장 "한중 FTA 자유화율 수준 낮아"

"당초 예상보다 10년내 관세철폐 60~70% 수준"
"시장선점, 他 FTA 마중물 역할엔 긍정적"
"TPP 가입 서두를 필요 없어"
  • 등록 2014-11-14 오후 12:37:33

    수정 2014-11-14 오후 1:53:5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박태호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실질적’ 타결에 대해 “2012년 5월 협상 개시 당시에 예상했던 것보다 자유화율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14일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열린 ‘FTA체제의 한국경제 과제 및 산업별 대응전략 진단’심포지움에 패널로 참석해 “10년 안에 자유화 되는 수준이 60~70%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중국 시장을 선점한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한중일 FTA와 관련해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한중 FTA는 정부 차원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을 위해 무역이나 서비스 분야 등에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길에 차나 트럭이 많이 다니는 것, 즉 한중 FTA를 우리 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는 것은 기업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FTA가 체결되면 새로운 참여자가 많아야 하는데, (다른 FTA를 보면) 대기업은 알아서 잘 활용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이 열렸으니까 기회로 생각하고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현재 47개국과 12개 FTA가 발효돼 있는 상태이며, 인도네시아, RCEP, 베트남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중국과의 FTA 체결로 14대 경제대국 중에선 일본과 러시아, 브라질을 제외하고 11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박 교수는 “세계 1위의 교역국이자 세계 경제 2대 대국인 중국과 세계 9위의 무역국인 한국이 FTA를 한 것이다. 이는 일본과 멕시코 정도를 제외하면 2004년 구상했던 중장기 FTA 로드맵을 완성시킨 FTA였다”며 “또 한중일 FTA 및 RCEP에도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과 FTA를 맺으면서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게 됐고, 경제 협력국들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합치면 73%에 달할 정도로 자유시장을 확보하는 등 경제영토를 크게 확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10년 안에 자유화 되는 수준이 60~70%밖에 되지 않아 2012년 5월 협상 개시 당시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자유화율 수준이 낮은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한중 FTA가 향후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미국, EU, 중국과의 길을 터놓았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하려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기업이 우리나라를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보다 임금은 비싸지만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고 중국도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이같이 전망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적으로 외국인 투자유치와 FTA를 연계시켜 활용하면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TPP 가입에 대해서는 미리 준비는 하되, 가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수출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박 교수는 “미일 협상을 두고 봐야겠지만, TPP 가입은 의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TPP가 높은 수준이 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뒤늦게 가입해도 수용할 수 있다. 한일 FTA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TPP가 타결되고 우리도 가입하게 되면 미일 FTA뿐 아니라 한일 FTA도 자동으로 완성되는 셈이고, 통합된 원산지 규정 만들어지면 우리 기업들한테는 유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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