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싱하이밍 감싸는 中…"韓, 美·日에 비굴, 中엔 오만"

中관영지 "싱하이밍 ''베팅'' 발언은 좋은 조언"
"韓, 태도 바로잡아야…지나치게 예민"
  • 등록 2023-06-13 오후 1:19:35

    수정 2023-06-13 오후 1:19:35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을 연일 감싸며 한국 외교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자신감에서 점점 멀어지는 한국 외교’라는 제목의 13일자 사설에서 ‘중국이 지는 데 베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싱 대사의 발언이 “사실대로 말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GT는 “도대체 무엇이 과도하고, 무엇이 내정간섭인가”라며 “싱 대사가 한국에 한 말은 진정성 있고 온화하며 좋은 조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재국 각계 인사들과 광범위한 접촉을 하는 것은 대사의 정상적인 업무”라며 중국 외교부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GT는 또 전날 대통령실이 싱 대사를 향해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거론하며 “한국이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며칠간 한국 외교부와 보수 언론은 싱 대사에 대해 각종 무례하고 천박한 언어를 동원해 ‘억울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비굴하고 중국에는 오만하다”며 “한국이 미국 편을 드는 경향으로 바뀐 것은 비합리적인 도박꾼의 사고방식”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중국 대사를 공격하는 것은 한국 외교에 치욕을 안겨주고 약점을 드러낼 뿐”이라며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로잡아야 한국이 지나치게 예민하고 소국처럼 구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연일 관영매체를 동원해 싱 대사의 발언을 옹호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전날에도 싱 대사의 발언이 논리적이라며 ‘한중관계가 악화되면 감당할 수 있겠나’며 으름장을 놨다.

싱 대사의 ‘베팅’ 발언을 두고 한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외교관을 서로 초치한 데 이어 대통령실까지 나서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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