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이 화물연대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철강, 유화, 물류업체들은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화물연대 소속 차량의 부분 파업으로 원자재 또는 제품이 적기에 운송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의 피해가 제일 크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차량 운송을 맡고 있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소속의 현대 카캐리어분회가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9일부터 운송거부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하루 평균 실고객수는 500여대 수준"이라면서 "철도 운송을 늘리는 한편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직할 운송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납품 및 출고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부품 물량을 어느정도 확보한 상태여서 당장 조업에는 큰 차질을 빚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이번 사태가 다음주 중반 이후까지 지속될 경우 조업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철스크랩(고철)을 주원료로 하는 전기로 업체들의 경우, 철스크랩을 대부분 육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터라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화물연대 전북지부, 창원지부 등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군산과 창원에 공장이 있는 세아제강 및 세아베스틸, 한국철강 등에서는 물류대란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화물연대 전북지부의 파업으로 지난 10일부터 자재 및 제품 입출고가 전면중단된 상태다.
한국철강도 현재 자재와 제품 입출고가 되지 않아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전기로 업체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본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하면 철스크랩을 사용하는 전기로 업체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며 "대형 업체들은 그래도 어느정도 견딜 수 있겠지만 중소 전기로 업체들이 입게될 피해는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용 후판 등을 사용하는 조선업체들도 바지선 등을 이용, 원자재를 운반하고 있어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에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 및 반도체업계는 주로 가전제품의 국내 및 수출물량 운송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돼 대책을 마련중이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광주전자에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광주전자는 국내 물량 운송에 대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로지텍이 하청을 주는 개별운송사와 개별차주들과 운임을 놓고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운임협상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체적인 파업결의 등으로 여의치 않을 경우 수출물량 납기지연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또한 가전제품을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하는 창원공장이 부담이다. 창원공장이 LG전자 물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LG전자는 현재까지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태다. 지난 7일 창원공장 물류를 담당하는 하이로지스틱스가 화물연대의 하이로지스틱스분회와 운임 15% 인상에 합의했다. 또 휴대폰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은 대부분 항공운송이어서 영향이 미미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파업이 시작된다고 해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워낙 제품이 민감하다보니 특수설비를 장착한 차량들을 통해 공항이나 항만으로 수송하기 때문이다.
CJ와 풀무원 등 대형 식품 업체들도 물류 자회사를 두고 있어 화물연대의 파업에 따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해태음료의 경우 공장 출하제품의 운송을 외주를 주고 있어 대책을 마련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