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국정원 '北위임통치' 표현, 박지원의 과시적인 행태"

북한은 원래부터 팀플레이였다…정보 공해
이인영 장관, 국제재재 틀이 부당한 장벽이라고 인식
북한의 술-남한의 설탕 좀 교환됐다고 뭐가 달라지냐
  • 등록 2020-08-28 오전 10:36:17

    수정 2020-08-28 오전 10:36:35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최근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과 관련,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인다운 어떤 과시적인 행태”에 다름 아니라고 해석했다.

김 전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정치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어떤 습성이 작동했다고 보는 것이지, 이것이 북한 내의 모종의 변화를 반영하는 메시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권한 일부를 이양받아 사실상 2인자로 ‘위임통치’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김 부부장은 큰 태도 변화가 없다”면서 “김 부부장이 2인자,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확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온도 차를 보였다. 통일부는 업무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당·정·군을 공식적·실질적으로 장악한 상황에서 분야별 ‘역할분담’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국정원-통일부, 김여정 지위 놓고 미묘한 입장차?…“2인자”vs“역할 분담”)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이전에도 북한은 팀플레이였다”며 “어떤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식으로 얘기하면 태스크포스(TF), 소 조활동 같은 것도 생겼고 어떤 국정의 구석구석마다 어떤 돌격대같은 인물이 나타나 자기네 위원장은 에워싸는 모습들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걸 갖다가 김 위원장이 최근에 공개행보 횟수가 줄어들고 어떨 때는 사라져서 잘 안 나타나는 상황과 맞물려 위임통치라는 표현을 썼는데 위험천만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자가 “국정원의 해석과 분석을 나름의 용어로 한 것이 위임통치라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김 전 의원은 동의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업무보고) 이튿날 한국정치학회 교수들이 모였는데 전부 ‘용어 선택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였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실제 또 국정원도 ‘(김 부부장이) 2인자, 후계자라는 뜻으로 한 얘기가 아니다’며 자기가 한 말을 또 주워담았다”며 “국정원장이 자기가 한 말의 뜻을 알고 얘기했는가 저는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이 위임통치의 근거로 내세운 ‘통치 스트레스’도 “매우 주관적이고 비과학적인 설명”이라며 “전혀 뜻을 알 수 없는 주관적인 표현을 정부기관이 쓴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쓸데없는 상상을하게 만들고 억측을 불러일으키는 ‘정보공해’”라고 덧붙였다.

최근 통일부가 승인을 검토 중인 남한의 설탕과 북한의 술 물물교환 사업에서 북측 기업이 국제연합(UN) 대북제재 대상이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은 “이인영 장관 본인이 (그것을) 몰랐을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장관은 국제 제재 틀이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남북 교류에 아주 부당한 장벽이라고 인식하고 계시는 분”이라며 이같은 시각에서 이번 사건을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어떤 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도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돼 있고, 어떤 시기에는 제재의 목적이 사라지면 얼마든지 수정 완화, 백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결의안이 북한을 괴롭히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비핵화라는 전략적인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제재가 그 범위와 목적을 초월해서 고통을 주고, 아주 죄 없는 주민들의 민생, 인도주의적 교류, 정상적인 남북 교류까지도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북한 술 한 35톤(t)을 받고 설탕 170톤(t)을 넘기는 게 설령됐다고 치자, 무엇이 달라지느냐”며 “이런 것까지도 가로 막는 제재라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북한의 식량난, 전염병 등은 우리와도 관련된 문제라고 말하며 “우리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교류, 기초적인 사항까지도 국제사회가 감 놔라, 배 놔라 하게 되면 주권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의 품격이 부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장관의 문제의식은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의원은 “이 장관은 청문회 때부터 장관에 이르기까지 너무 말을 앞세웠다”며 “대북특사를 간다, 북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다, 물물교환을 한다 등 자꾸 단기 성과에 집착해 말을 한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 철학이 옳지만 좀 더 냉각기에 맞춰 상황을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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