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을 구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 돌아온 대답이다. 쌍춘년 가을, 전세대란이 예고되는 가운데 주택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위해 대부분 월세로 임대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동산에 나와있는 임대 물건 가운데 전세는 찾을 수 없다. 15평형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0만원, 13평형 보증금 1000만원에 50만원식의 보증부 월세 뿐이다.
성북구 돈암동 한진아파트의 경우도 전체 4500여 가구 가운데 전세 물건은 10여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24, 27평형 등 소형평형은 전세 물건이 하나도 없다. 월세만 27평형이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수준에 나와 있다.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통계를 보면 순수 전세 비중은 지난 2월 전국적으로 59.2%였으나 8월에는 57.3%로 1.9%포인트 줄었다. 서울에서는 같은 기간 61.0%에 달하던 전세 비중이 58.7%로 2.3%포인트 줄었다.
◇월세 왜 늘어나나=이같이 주택 임대차시장의 중심이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것은 집주인들의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세를 놓는 입장에서는 월세를 좋아하지만 임차인들은 아직까지 월세 부담을 꺼리는 형편"이라며 "그래도 역세권의 소형 평형이나 원룸, 오피스텔 등을 중심으로 월세방식의 임대차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원하는 것은 세부담에 대비할 수 있는 데다 저축이자보다 낫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강남 중소형등을 소유한 다주택 보유자 가운데 최근 재산세 고지서가 교부되면서 세부담이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월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소득이 없는 노령층 중심으로 월세로 임대소득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