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일 낸드메모리와 저장장치 사업 양도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낸드메모리는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메모리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플래쉬 메모리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낸드를 이용해 만든 저장장치),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팹(공장)등이다. 인수 총액은 90억 달러(10조3104억원)다. 인수 대상에 인텔의 차세대 메모리로 불리는 옵테인(OptaneTM)사업은 포함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내년 말까지 주요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달러(8조1000억원)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SSD 관련 지식재산권(IP)과 인력 등)과 중국 다롄팹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한다.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오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20억달러(2조2000억원)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 연구개발(R&D) 인력,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 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를 보유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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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CTF(Charge Trap Flash) 기반 96단 4D 낸드(2018년)와 128단 4D 낸드(2019년)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솔루션 기술과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3D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킹, 인텔리전트 엣지(Intelligent Edge)와 자율주행 기술(Autonomous Edge) 등 장기적 성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최근 DDR5 협력과 같이 지속 성장 중인 메모리 기반의 반도체 생태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낸드메모리 시장의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낸드메모리 시장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SD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기업용(Enterprise) SSD가 년평균 23.9% 성장하며 전체 SSD 시장의 확대를 견인할 예정이다. 서버용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 시장도 같은 기간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SSD가 확대를 이끌 전망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메모리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메모리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텔 밥 스완(Bob Swan)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이 쌓아온 낸드메모리 사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SK하이닉스와의 결합을 통해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켜 고객, 파트너, 구성원 등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체 메모리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영향력도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메모리 생태계를 한단계 더 성장시킬 뿐 아니라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영향력도 더 막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