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힌남노, 6일 해안가 상륙 전망…역대급 태풍”

‘최악’의 시나리오는?...더 서진하면 한반도 관통
루사, 매미급 이상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피해 낳을수도”
오늘 밤과 3~4일이 최대 고비
  • 등록 2022-09-02 오후 12:48:48

    수정 2022-09-02 오후 12:54:5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2일 오전 방향을 바꿔 북상 중이다. 전일 예측에 비해 더 서쪽으로 치우치면서 6일 새벽에서 오전 우리나라 경남남해안 일대에 상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태풍 힌남노의 현황과 전망과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점점 우리나라로 상륙하는 수치모델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날 오전 10시에 발표한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49㎧의 ‘매우 강’ 단계에서 대만 해상에서 진행 방향을 우리나라로 ‘북북서진’ 중이다.

이어 오는 6일 새벽께 제주도 부근에 최근접한 뒤, 이날 아침께 경남남해안 일대로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 기준 힌남노의 위력은 역대급이다. 6일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은 950hPa, 최대풍속은 43㎧로 예상했다.

역대 가장 낮았던 태풍의 중심기압은 지난 1959년 ‘사라(SARAH)’로 중심기압이 951.5hPa였으며, 이어 2003년 ‘매미’가 954hPa로 뒤를 이었다. 2000년대 이후 태풍 가운데 가장 큰 인명 및 재산 피해(사망·실종 246명, 5조1479억원 재산피해)를 남겼던 2002년 태풍 ‘루사’는 962.6hPa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태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그동안 사회기반이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피해와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렇게 낮은 중심기압을 가진 태풍은 처음이기 때문에 예상범위 이상의 피해 발생도 우려된다”며 “인명피해 없이 지나갈 수 있을지가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재산피해를 비롯해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대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4~5일 이후 태풍의 예상경로는 변동성이 높지만, 현재 예보의 예측오차반경은 50㎞ 안팎에 불과해 이같은 경로로 이동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각 기상청의 72시간 이후의 예측오차를 보면 지난해 한국이 185㎞, 일본 225㎞, 미국 240㎞였다.

문제는 태풍이 조금 더 서쪽으로 이동할 경우다. 내륙 더 깊숙히 관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힌남노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향할지 여부를 판단하기까지는 앞으로 두 번의 고비가 남았다. 본격적인 북진 성향이 나타나기 전인 오늘 밤까지 태풍의 자체 성향에 따라 더 서진하거나, 북위 30도를 넘어서는 3~4일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져 태풍의 서편화에 영향을 줄 경우다. 북상 단계에서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서쪽으로 밀리면 우리나라 내륙 더 깊숙하게 상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풍이 가장 영향을 주는 시기는 6일로 12~24시간 가량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예측은 아직 어렵다고 우 분석관은 전했다.

이같은 경로에서는 전국이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힌남노는 우리나라에 근접하기 전에도 고온의 수증기를 불어넣어 제주와 남해안에 많은 비를 내리겠다.

2일부터 4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 100~250㎜(많은 곳은 350㎜ 이상), 전남남해안과 경남해안 50~150㎜, 경북남부·경남내륙·전남(3일부터·남해안 제외)·수도권·서해5도(4일부터) 20~70㎜, 강원영동·경북북부와 충청·전북·울릉도·독도(3일부터)·강원영서(4일) 10~50㎜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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