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주, `인터넷대란`보다 펀더멘털 직시-전문가

실질적 수혜 기대 어려워..투자는 선도업체 국한
  • 등록 2003-01-28 오후 1:52:58

    수정 2003-01-28 오후 1:52:58

[edaily 이경탑기자] 지난 주말 일어났던 인터넷 대란으로 보안주들의 수혜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시적인 기대감에서 비롯한 성급한 투자보다는 보안 관련업체들의 펀더멘털 등 기본적인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주식시장에서 보안주들은 전날의 무차별적인 상승세에서 일단 벗어났다. 대표적인 백신 제조업체인 하우리(49130)가 1시41분 현재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오른데 반해 안철수연구소는 5.00%(850원) 오른 1만7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퓨쳐시스템(39860) 싸이버텍(37240) 이니텍(53350) 등은 상한가 하루만에 일제히 4∼9%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소프트포럼(54920)은 전일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급락했다. 이같은 주가 차별화는 최근 인터넷 대란의 수혜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보안 관련주들의 지난해 실적이 대부분 저조한데 따른 것이다. 우리증권에 따르면 코스닥내의 보안주로 분류되는 15개 종목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흑자인 종목은 안철수연구소 어울림정보 넷시큐어테크 씨큐어테크 등 4종목에 불과했다. 순이익을 기록한 업체는 정소프트 소프트포럼 이니텍 어울림정보 씨큐어테크 등 5종목에 그쳤다. 최용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소프트웨어부문 만을 놓고 보면 보안업종과 전자화폐, 무선인터넷을 꼽을 수 있지만 보안업체들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고 이에 따라 실적도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대표적 보안주인 하우리나 안철수연구소도 수익모델이 취약하다"며 "현 수준에서는 외국업체들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업체들이 하우리나 안철수연구소에 비해 10분의 1 가격으로 비슷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인터넷 대란으로 보안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보안업체들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아 결국 주가도 단기적인 모멘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이번 사건으로 보안업체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현재 보안업체들의 PER가 25배 정도로 올해 예상적정 PER 수준인 15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황성진 연구원도 비슷한 입장이다. 황 연구원은 "지난 주말 발생한 인터넷 대란이 보안업체들에 단기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업체들의 실질적인 실적개선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규모가 커서 범정부적으로 보안솔루션 인프라 구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투자계획이나 금액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황 연구원은 "게다가 실제로 투자계획이 잡힌다고 해도 보안업체들 모두 수혜를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만약 투자가 가시화되더라도 실질적인 수혜는 소규모 아이템별로 경쟁력이나 인지도, 기술력을 갖춘 선도업체들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한투자증권 박래진 과장도 "현재 국내 보안시장은 2500억원 정도로 약 200개 업체가 난립해 있다"며 "보안주의 본격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우선 구조조정을 통한 시장재편과 IT경기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현재 국내 보안시장은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동반자살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이번 인터넷 대란 영향으로 정부의 보안관련 투자와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한 단속 등이 강화되더라도 투자대상은 퓨쳐시스템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등 3개 선발업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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