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파업에 CEO 사임까지…위기의 글로벌 완성차 업계

폭스바겐 노조, 2일부터 경고 파업
사측 “영향 최소화 조치”…9일 협상 재개
스텔란티스 CEO 돌연 사임, 경질성 인사
포드·닛산 등 줄줄이 감원 발표
  • 등록 2024-12-02 오전 10:39:11

    수정 2024-12-02 오전 10:39:1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독일 폭스바겐 경고파업, 다국적 스텔란티스 수장 사임 등 완성차 업체들이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스바겐 로고.(사진=AFP)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최대 산업별 노조인 IG메탈의 토르스텐 그뢰거 수석협상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필요하다면 이번 파업은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힘든 단체교섭이 될 것”이라면서 2일 독일 전역에서 경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경고 파업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강력할지는 사측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이후 폭스바겐 국내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첫 대규모 파업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폭스바겐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경고 파업에 대해 “회사는 경고 파업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한다”면서 “회사는 고객에게 기본적인 수준의 공급을 보장하고 파업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고 파업은 본격적인 파업을 예고하기 위해 노조가 보통 수시간 동안 벌이는 단기간의 쟁의 행위다.

사측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 유럽의 자동차 수요 감소 등에 맞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10% 임금 삭감하고 독일 내 공장 최소 3곳 폐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진은 1994년부터 유지해온 고용안정 협약도 파기하고 정리해고도 예고하고 있다. 독일 현지 언론은 폭스바겐의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이 시행된다면 일자리 약 2만 개 이상 사라질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주 2025년과 2026년 보너스를 포기하는 등 15억 유로(약 2조2145억원) 절감 방안을 제안했으나 사측은 장기적 재무구조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사측과 노조는 오는 9일 다시 만나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사진=AFP)
그런가 하면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2025년 상반기 신임 CEO가 선임될 것”이라면서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CEO 선임 전까지는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이 이끄는 임시 이사회가 회사를 이끌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회사의 미래를 두고 타바레스 CEO와 이사회, 일부 주주들의 견해가 달랐기 때문에 타바레스 CEO가 당초 임기보다 빨리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으나 시장에선 경영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질성 인사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스텔란티스가 후임 CEO 물색에 나섰다고 보도했으나 타바레스 CEO는 오는 2026년 초까지인 자신의 임기가 끝날 때가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자동차(FCA)와 푸조·시트로앵(PSA)그룹이 합병하면서 출범, 타바레스 CEO는 회사의 탄생부터 회사를 이끌었다.

스텔란티스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올 들어 스텔란티스 주가는 40% 넘게 하락했다.

최근 완성차 업체는 최대 자동차 소비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 유럽의 전기차 수요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엔 미 완성차 업체 포드가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유럽 전체 인력의 14%에 해당하는 4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닛산자동차도 지난달 실적 악화에 따라 2026년까지 전 세계에서 9000명을 감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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