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硏 "韓, 亞·그린필드 벗어나 유럽 M&A 나서라"

`확대되는 유럽 M&A기회와 기업 활용방안`
  • 등록 2012-04-24 오후 2:23:25

    수정 2012-04-24 오후 4:44:21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그동안 아시아지역과 그린필드 해외투자에 쏠려있던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유럽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24일 `확대되는 유럽 M&A 기회와 기업 활용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득갑 연구전문위원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외국자본이 재정위기로 위축된 유럽 M&A시장의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유럽 M&A가 늘어나고 있지만 경쟁국 대비 미흡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SERI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M&A 거래액은 5417억달러로 전년대비 23% 늘어났고, 건수로는 5380건으로 전년대비 2.2% 늘었다.  
미국의 경우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유럽기업을 대거 인수하고 있고, 일본은 엔화강세를 활용해 유럽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05년이후 해외투자 전략이 본격화하면서 유럽이 최대 M&A대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2011년 해외투자 680억달러중 M&A투자가 44%에 달했다.

한국의 유럽 M&A 규모는 2008~2011년 98억달러, 78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2000~2007년)보다 4배, 2.1배 늘어났다. 하지만, 거래건수 기준 일본의 5분의 1, 중국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 거래액 역시 일본과 중국의 17%에 머물렀다.

그는 "한국기업의 유럽 M&A가 저조한 이유는 자체성장 전략과 아시아중시 전략을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2000~2011년 한국기업의 해외투자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달했고, 해외투자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할 정도로 그린필드 투자방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전문위원은 "국민연금이 한국기업의 해외 M&A 지원을 `A`이상에서 `A-`로 한 단계 낮출 경우 풀무원, 한국야쿠르트 등 중견기업들도 지원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국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유럽 M&A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유로존 경기침체로 당분간 한-EU FTA의 수출증대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수출시장으로서보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M&A시장으로서의 유럽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지만 시장수급 여건은 양호해 유럽이 글로벌 M&A시장의 중심이 될 전망"이라며 "한국기업도 적극적으로 선제적인 해외 M&A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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