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강조한 文 "북미대화 때 韓 패싱 당한다"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 기조연설
"한반도 평화 위해서는 대화 외에 다른 길 없어"
"美 새정부 들면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 있어"
  • 등록 2024-09-20 오전 10:14:20

    수정 2024-09-20 오전 10:14:2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대화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 정부가 지금처럼 북한과의 대립·대결을 고집한다면 이후 있을 수 있는 ‘북미대화’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전남 목포 호텔현대에서 열린 ‘전남평화회의’ 기조연설에서 문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자 했고 미국과 북한을 중재해서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면서 “평양공동선언에 영변 핵시설 조건부 폐쇄를 명시해 그동안 북미 간에만 이뤄졌던 비핵화 의제를 남북 간의 합의로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선 이후 새정부가 출범하면 북미대화 재개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럴 때 우리가 과거처럼 이른바 ‘패싱’을 당하고 소외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처럼 대화를 외면하고 대결 노선만 고집하다가는 언젠가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 지붕만 쳐다보는 우를 범하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대화밖에 다른 길이 없다”면서 “지금 한반도 상황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상대가 좋든 싫든 안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 향해서도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설 것을 현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고 북한을 향해 “다시 핵에 매달리고 대결을 외치며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남과 북에 “하루 속히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더 고도화되고 한반도 평화의 길이 더 험난해진 것도 사실”이라면서 “비핵화의 해법을 새롭게 강구하고 평화 프로세스도 다시 설계해야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길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구도가 새롭게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냉전 구도는 한반도 평화와 우리 국익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 명백하다”면서 “대한민국이 신냉전구도 강화에 앞장서거나 편승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를 국제 정세에 따라 요동치게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편중외교를 탈피하고 국익을 앞세우는 균형 외교로 평화의 길을 찾고, 평화의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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