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은행시대 더 빨라질 것" 인호 고대교수, 삼성사장단 강연

금융생산자-소비자 공간·시간 제약없이 거래 가능
"스마트폰 기술혁신 한계, 삼성페이 의미있는 시도"
  • 등록 2015-10-14 오전 11:00:26

    수정 2015-10-14 오후 7:34:43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빠른 시일 내에 디지털 은행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호 고려대학교 교수.
인호(사진) 고려대 교수는 14일 ‘금융혁명-디지털 화폐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 강연에서 “여신과 수신을 이어주는 기존 아날로그 은행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자금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투자 형태로 돈을 빌려주는 상황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 교수는 “금융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금융의 판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판이 바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기존 아날로그 은행이 해체될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도 내놨다.

그는 “디지털 은행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게 되면 ‘미들맨’이 사라지게 된다”며 “기존 은행은 여윳돈을 수신해서 필요한 사람에게 여신하는 개념인데 앞으로 이 거래가 직접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은행 시대로 가면 여윳돈 가진 사람이 직접 투자하고 수익얻는 시대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은행같은 미들맨이 없어진다는 것은 거래의 속도를 굉장히 높이고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를 포함한 거래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생기면 금융 혁명 혁신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 교수는 “고려대·연세대·서강대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학자금 대출사업을 추진하면서 디지털 금융 플랫폼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신용 평가도 기존과 다르게 추진된다. 기존에는 학자금을 신청하면 신용을 평가하는데 있어 은행계좌와 거래내역, 신용카드 연체 같은 것들만 따졌다면 디지털 금융은 이에 덧붙여 SNS상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신용을 평가한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가 예를 들면 500만원을 1만원씩 쪼개서 빌려주는 형태도 가능해진다. 즉 금융생산자와 소비자가 공간·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 교수는 “예를 들어 북한이나 이슬람국가들의 금융거래를 미국이 들여다보고 위해성이나 테러성향이 있으면 동결해버리는데 이것도 디지털 금융에서는 불가능해진다”며 “한마디로 얘기하면 금융권력·금융주권이 중앙통제에서 지방분권화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인 교수는 “스마트폰의 기술적인 혁신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삼성페이는 의미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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