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12일 "카드사 및 투신사에서 비롯된 금융시장 불안이 할부금융, 증권회사등 비은행 금융기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벌어질 추가 카드대란을 미연에 방지하기위해 필요하다면 공적자금의 재조성 및 투입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용카드 및 투신사 문제해소를 위한 정부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김상조 소장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금융구조조정의 미흡으로 부실 금융기관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데 근본 원인이 있다"며 "시민단체로서 공적자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의 실태를 엄격하게 재점검하고 이를 바로잡기위해 필요하다면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공적자금은 지난 DJ정부의 문제"라며 "금융 구조조정을 위한 노무현 정부의 공적자금 조성문제를 여야 국회의원들이 논의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6월말 이후 또다시 금융시장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과거 대책의 문제점을 하루속히 시정해서 향후 벌어질 위험에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달 정부의 카드사 대책의 문제점은 관치금융 논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최종 대부자로서 기본원칙을 무시, 시장의 불확실성과 도덕적 해이를 심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정부대책의 문제점으로 ▲신용카드 사의 경영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적기시정조치의 발동을 자의적으로 유예했고 ▲신용카드사 및 투신사의 불법부실 경영을 방조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건전한 금융기관과 부실한 금융기관의 구분을 통한 시장기능 정상화를 지연시킨데다 ▲건전성 감독에 실패한 정책관료들로 하여금 미봉책을 주도하게 한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4.3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브리지론의 경우 "4월11일과 18일 매입분 4조3747억원 중 65.7%가
LG카드(32710)와 삼성카드에 집중됐다"며 "유동성 공급의 실체는 2개 재벌계 카드사 살리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카드채 거래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시장 불확실성 때문이 아니라 카드사 개별 경영실적에 상응하는 채권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카드사 부실 경영정도에 따라 제재 부과를 차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투신사별 브릿지론 수혜를 살펴보면 삼성투신, LG투신, 국민투신 등 카드사 계열 투신사보다 한국투신, 제일투신, 대한투신, 현대투신 등 이른바 부실 투신사가 더 많은 수혜를 입었다"며 "카드대란은 카드사 문제 뿐아니라 투신사의 구조조정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옵션CP의 위법성 논란과 관련, 참여연대는 "현재 CP를 발행하거나 인수하는 계약당사자들은 기본적으로 옵션 CP를 장기채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투신사가 고객의 신탁재산으로 장기의 옵션CP를 인수한 것은 MMF자산운용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투신사가 이를 MMF에 편입하면서 수익자 이외의 제 3자에게 부당이익을 제공한 것도 불법"이라며 "향후 증권투자신탁업 감독규정을 개정, 이같은 형태의 개별 약정 체결을 금지토록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주주의 카드사 증자 참여문제의 경우 "지배주주 책임부과보다는 부실 경영진에 대한 문책이 우선"이라며 "삼성카드의 경우 증자가 필요하다면 실질적 의사결정자인 이건희 회장이 책임져야하고 삼성카드 이외의 다른 카드회사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자료를 통해 추정해본 결과 조정자기자본비율 8% 달성이 위험한 카드회사가 존재,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금감원이 이 문제를 밝혀내야고 이를 시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