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LS전선이 세계 첫 인공 에너지섬에 해저케이블을 공급하기로 했다. LS전선은 올 들어서 연이은 해저케이블 수주 낭보를 터트리고 있다.
| 사진 세계 최초 인공 에너지섬 ‘프린세스 엘리자베스섬’ 조감도. 사진=LS전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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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은 벨기에 전력회사 엘리아(ELIA)와 약 28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전선업체 중 최초로 인공 에너지섬의 해저케이블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엘리아가 벨기에 해안에서 약 45km 떨어진 북해에 건설하는 인공섬인 프린세스 엘리자베스섬에 공급된다. 이 섬은 3.5GW(기가와트)급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연결해 전력을 저장, 분배, 관리하는 부유식 구조물이다. 섬에는 전력변환소,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전력망 연결 설비 등을 구축하며 해저케이블은 인공섬과 육지 간 전력을 보내는 데 사용된다. 2030년 완공되면 본토와 영국, 덴마크 간 에너지 공급을 조절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공장 건설, LS마린솔루션의 설비 투자, LS에코에너지의 유럽, 아시아 사업 추진 등 글로벌 해저케이블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해상풍력 확대로 해저케이블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S전선은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동해시에 1000억원 투자해 해저케이블 5동을 건설해 생산능력을 4배로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4동 증설에 이어 1년도 안 돼 증설에 나선 것이다.
LS전선은 지난달 현존하는 DC(직류) 케이블 중 최고 전압 제품인 525kV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양산에 돌입했으며, 양산된 제품은 테네트(TenneT)의 2GW 규모의 송전망 사업 일부에 사용된다. LS전선은 지난해 5월 테네트와 2조원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 세계 케이블업체 단일 수주 금액 중 최대다. HVDC는 AC(교류)에 비해 대용량의 전류를 저손실로 멀리 보낼 수 있어 장거리 송전망을 중심으로 도입이 늘고 있다. 유럽에서는 송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해상풍력,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사업에 주로 HVDC 케이블을 사용한다.
LS전선의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도 영국 에너지 투자사인 GIG와 수조원대 영국-아이슬란드간 해상그리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LS에코에너지는 영국 북동부 타인항으로부터 부지 임대를 위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바 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해저케이블 수요 증가로 글로벌 송배전망 규모는 현재 7000만㎞ 수준에서 2050년에 2억1000㎞까지 확충될 전망”이라며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해저 5동까지 생산 안정화에 성공하면 해저케이블에서만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