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1일 권태신 국무총리 실장 주재로 제3차 행정협의조정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제2롯데월드 건립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 신축이 허용됐지만 교통문제, 비행안전, 초고층 희소성 퇴색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어 허용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교통량 30% 늘어 교통대란 불보듯
제2롯데월드 건립의 최대 복병은 교통문제다. 작년 11월 송파구청이 잠실역 네거리를 오가는 출근시간대 평균속도를 조사한 결과 석촌역에서 잠실대교 방향은 시속 26.1㎞, 반대 방향은 17.7㎞로 측정됐다.
문제는 교통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점이다. 잠실 재건축단지 입주에 위례신도시 건설까지 겹치면 하루 교통량은 64만대, 하루 유동인구는 185만명으로 교통량이 현재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과 송파구청 측은 대안 마련에 부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송파구는 제2양재대로, 장지동길 신설 등 33개 광역 교통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오는 2013년까지 총 사업비 4조7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역시 문제가 된 잠실사거리 교통체계 개선을 위해 6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잠실사거리 지하광장을 약 2645㎡(800여평)에서 1만1570㎡(3500여평)로 확장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재원 확보가 불투명하고 공사 기간 중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민단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 초고층 상징성 없어..서울 100층 빌딩 5곳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 상징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시절부터 서울에 초고층 빌딩을 지을 필요성을 강조해왔고 이런 이유로 제2롯데월드를 건립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롯데그룹 역시 높이 555m, 지상 112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가 연간 150만명 이상의 관광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서울에는 계획 중인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5곳에 달해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 상징성은 사라진 상태다. 이미 용산에서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복합단지 `드림허브`에 `드림 타워`(가칭)라는 이름의 150층, 높이 620m의 빌딩이 설계 확정단계다.
이밖에 강남 삼성동 한전부지 `그린게이트웨이` 랜드마크 빌딩(114층)과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현대차그룹 사옥 계획)에서도 110층의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 이착륙 비행기 안전문제..부실심의 논란
제2롯데월드 허용의 최대 걸림돌은 비행안전 논란이다. 정부는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할 경우 비행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검증용역 결과를 근거로 사업을 허용했다.
하지만 서울공항 비행안전 용역 중간보고서에는 군용 수송기의 비행안전 문제가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고, 최종 보고서에선 이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파악돼 부실 심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상악화시 조종사가 각종 계기판에 의존, 계기비행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공항의 기존 활주로 방향(각도)를 변경하는 것 역시 국고가 투입된다는 점에서 논란거리다. 롯데그룹은 서울공항 기존 활주로 방향을 변경하는데 투입되는 비용만 부담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비행각도가 변경될 경우 동시에 이전해야 할 격납고와 각종 지원시설 이전 비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만약 롯데그룹이 부대시설 이전비용 부담을 거부할 경우 국고를 투입해 해결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