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한국시간) 뉴욕상품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2년여만에 배럴당 90달러를 상향 돌파하는 등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전날(22일)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89.76원으로 전일대비 2.82원 올랐다.
지난주(12월 셋째주) 평균 가격은 전주대비 ℓ당 26.97원 오른 1767.55원으로 지난 2008년 8월 둘째주(1806.66원)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ℓ당 18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도 "휘발유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국내 휘발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국제 현물시장 휘발유 가격이 지난 21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 100.89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3일 오전 현재 서울 지역에서 보통휘발유를 ℓ당 2000원 이상의 가격에 판매하는 주유소는 강남구 18곳을 비롯해 영등포구 3곳, 성동구 2곳, 중구 2곳, 서초구, 성북구, 송파구, 용산구 각 1곳씩 총 29곳이다.
올해 상반기 160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휘발유 가격은 9월 이후 세계경제 회복에 따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달러 약세와 북반구 한파로 인한 난방용 수요 급증, 중국 경유대란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이 1800원을 넘어 2000원까지 계속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실물 요인보다는 금융 요인을 반영한 것이어서 내년초 조정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달석 실장은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높은 석유재고율로 인해 내년 초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