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3주 앞두고 ‘총선 책임론’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원희룡 후보(전 국토교통부 장관)는 한동훈 후보(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책임을 돌렸으며, 나경원 후보(국민의힘 의원)는 “원 후보가 실패를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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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원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원희룡이냐 한동훈이냐, 또다시 선택의 시간입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총선 전망이 어두울 때 많은 사람이 경험 많은 나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지만, 선택은 한 후보였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작년 12월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고 적었다.
이어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면 참패는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대통령 의견이 달랐더라도 그런 방식으로 충돌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0년 당에 들어온 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공천 파동을 경험했기 때문에, 공천을 얼마나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나는) 다른 선거에 도움을 주려고 험지인 계양으로 가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붙었다. 이 전 대표를 묶어두기 위해서였다. 실패했고 도움도 못 됐지만 제 마음은 그랬다”며 “불과 두 달여 전에 크게 실패한 사람에게 또 맡겨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또다시 충돌할 당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나 후보는 SNS에 원 후보도 한 후보의 ‘실패’를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이 언급하며 “정작 본인의 선거 결과는, 정반대를 말해준다. 원 후보는 이 대표에 8.67%p 차이로 패배했다”며 “원 후보가 총선 승리를 말할 수 있으려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보여줬어야 했다. 그러나 보궐선거 성적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승리는 말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결과와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원 후보는 이 전 대표를 맞상대로 삼아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우리 당원과 지지층도 원 후보의 선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초라한 패배였다. 비전과 전략으로 승부하기보다는, ‘반(反)이재명’ 프레임에만 의존해 선거를 치른 결과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원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면 우리 당은 이른바 ‘수직적 당정관계’ 프레임에 갇혔을 것이다. 원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다”라며 “저는 이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많이 왔던 서울 동작을을 탈환했다. 선거는 전략과, 공약, 민심으로 치르는 것이다”라고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