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혁명)⑤IT생태계, 새 출발선에 서다

SW·광고·보안 등 연관산업 `들썩`
개인 개발자 전성시대..모바일광고·보안업체도 "기회"
  • 등록 2010-01-29 오전 11:22:00

    수정 2010-01-29 오전 11:22:00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하나..인터넷 기업에 근무하는 박희종 씨(31). 얼마전 여자 친구를 위해 만든 심리테스트 소프트웨어가 애플 아이폰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가 개발한 `퀴즈퀴즈미`는 1달러 정도 유료임에도 앱스토어에서 한달만에 5000~6000건 정도 다운로드수를 기록했다. 한달새 부수입으로 500~600만원을 벌어들여 나름 `대박`을 냈다. 박 씨는 조만간 일본어 버전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둘..최근 구글이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개최한 개발자 대회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쟁쟁한 개발자들을 제치고 국내 인터넷 기업 네오위즈인터넷이 인맥구축서비스(SNS)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다. 이 회사는 상금 10만달러, 우리돈 약 1억1000만원을 받은 것과 함께 해외에서 국내 SNS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올해부터 차세대 성장 동력을 `모바일`로 결정했다.

▲ 네오위즈인터넷은 구글 안드로이드폰용 개발자 대회에서 `시리얼`이란 프로그램으로 인맥구축분야 1위를 수상했다.


스마트폰이 국내 정보통신(IT)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개인이 재미로 만들어 올린 소프트웨어가 큰 수익으로 돌아오는가 하면, 인터넷기업의 신사업을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돌려 놓고 있다.

침체됐던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업이 아닌 개인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조성되면서 비싸고 무거운 용량 보다 값싸고 가벼운 프로그램이 각광받고 있다.

첨단 기술이 담긴 하드웨어에 개인들의 창의적 소프트웨어가 몰리면서 스마트폰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유선 상에서 경합을 벌이던 인터넷 기업들도 모바일 패권을 장악하려고 나섰다.

◇ "북미 앱스토어시장 3조원"

안철수연구소는 올해부터 `보안`이란 딱지를 떼고 소프트웨어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아이디어가 있는 개발자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관련 산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며, 그 중심에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 대결 구도가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시장이 애플 아이튠즈와 액세서리 매출을 포함해 연간 3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선 23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대폰 가입자 20%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이들 중 절반이 활동적인 유저로서 정착하며, 한달 평균 4000원의 정보이용료로 가입자당매출액(ARPU)를 발생시킨다는 가정에서다.

▲ 애플은 북미에서 앱스토어와 아이튠즈, 아이폰 액세서리 관련 매출로 연간 3조원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외부 개발자에 개방..SW 개발 전성시대

애플리케이션, 줄여서 `앱(App)`은 미니 프로그램 `위젯`과 비슷한 개념이다. 휴대폰 바탕화면에 깔린 게임이나 날씨, 맛집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말한다.
 
애플과 구글 등이 만든 온라인 소프트웨어 장터에서 유통된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현재 14만개 앱이 등록돼 있고 누적 다운로드수가 30억건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에 문을 연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현재 2만개 앱이 등록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앱 대부분이 유료(70%)지만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은 무료(70%)가 더 많다는 점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마켓은 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이통사에게 30% 떼주기 때문에 이통사 선호도가 높다. 무료 앱이 많고 이통사가 선호해 올해에는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필요에 따라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어 자기만에 맞춤 휴대폰을 만들 수 있다. 유선 인터네 환경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가장 먼저 소프트웨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비즈니스 모델에 부각되고 있다.

앱은 용량이 가볍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기업 보다 개인 개발자가 참여하기에 적합하다. 박리다매로 팔리고 있어 잘만 만들면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다.
 
김중태 IT문화원장은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1달러짜리 애플리케이션 1만개만 팔아도 1만 달러를 벌 수 있을 정도로 앱스토어 시장은 기회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개발자가 돈방석에 앉는 것은 아니다. 스타 개발자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아직까진 게임 같은 일부 장르만이 유료 서비스로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유선 인터넷이 불과 10년 남짓한 시간동안 우리 생활을 크게 바꾼 것을 감안할 볼 때, 모바일 시대에 제 2의 빌게이츠와 스티브잡스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 결국 포털이 `모바일 광고`로 패권장악  
 
주요 포털들도 모바일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선 이를 대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얼마전 구글은 모바일 광고회사 `애드몹`을 7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휴대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개발에 참여했고 구글 이름으로 휴대폰도 내놨다. 야후재팬의 경우 전체 인터넷 사용량에서 모바일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크게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초기시장은 주로 게임사들이 주도하지만 궁극적으로 포털 업체가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선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상에 검색과 메일, 카페 등 무료 서비스와 콘텐트를 제공하면서 패권을 가져갈 것이란 시나리오다.
 
이는 스마트폰 유저들 중 상당수가 검색을 많이 한다는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모바일 상에서 모든 콘텐트를 무료로 공급하고 이를 광고비로 충당하는 사업 모델은 조만간 펼쳐질 전망이다.

김상헌 NHN 대표는 전날(28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모바일 경쟁력 핵심은 검색 퀄리티를 비롯해 콘텐트 우월성, 사용자 대응과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를 갖고 있느냐 여부"라며 네이버가 모바일에서도 패권을 장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따라 네이버는 작년말에 모바일 전담 인력을 120명을 구성했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우선 순위를 모바일에 두고 신 서비스도 웹과 거의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다. 유저가 PC 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언제든 자사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3~4월에 내놓을 안드로이드폰에 자사 검색을 기본으로 탑재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웹 페이지(왼쪽)를 위젯형으로 개편했다. 해외에서는 구글(오른쪽)과 야후재팬 등이 위젯형 모바일웹 페이지를 서비스하고 있다

 
다음도 60여명 모바일 전담 인력을 꾸리고 언제 어디서나 유선 서비스를 모바일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앞서 준비한 지도를 휴대폰에 최적화 했고, 전자상거래도 모바일에 특화시킬 계획이다.
 
SK컴즈는 `옴니아2`폰에 `네이트 콘텍트`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회사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무선 네이트 페이지도 열 계획이고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자유롭게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전용폰 (가칭 싸이폰)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 보안 문제도 무시못해..`좀비 휴대폰` 예고 
 
유선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시대에도 해킹 등 보안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PC와 휴대폰을 합쳐놓은 게 스마트폰이라 악성코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나 디도스 공격에 노출돼 있다.
 
최근 아이폰 이용자들이 단말기 내부 시스템을 변형시키는 속칭 `탈옥폰`도 나오고 있어 보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얼마전 탈옥폰에서 2종의 악성코드가 발견됐는데 휴대폰에 저장된 문자메시지와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모두 빼간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전문가들은 지난해 발생한 `7.7 디도스 대란`이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메일 등으로 감염된 좀비 PC가 특정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좀비 단말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호응 안철수연구소 팀장은 "스마트폰으로 많이 접속하는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가 보안에 일단 취약하다"며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개방형인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선 검증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이 많아 해킹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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