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은 오늘(4일) 증권회사 애널리스트 초청 설명회 브리핑에서 "중소기업에 대해 특히 관심이 많다"며 "금융회사가 잘못해서 살 수 있는 기업이 쓰러지는 것은 `사회적 죄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력이 있는 회사가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쓰러지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게 기본 생각"이라며 "그것이 오히려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 애로 타개 대책반을 꾸려 실물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환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상승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시장 불안 심리를 어떻게 보나.
▲환율에 대해서 직접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 환율이 왜 오르냐를 보면 된다. 경상수지 적자, 글로벌 경색으로 자금 확보 어렵다는 등 몇 가지 이유다.
예를 들어 경상수지의 경우 8월 수치는 분명 7월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외화유동성도 글로벌 경제가 안좋아서 그런 거지 우리 신용도가 나빠서 그런 게 아니다.
안정적인 쪽으로 가지 않겠나. 9월 채권 대란설도 충분히 설명했듯이 별로 문제가 없는 것이니 (환율도) 다소 안정될 수 있지 않겠나 기대한다.
-외환딜러 위규에 대한 조사 방침은 사실인가
▲외환딜러 시장에서 소문이 있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소문 확인 정도의 차원이다. 아직은 직접 나가서 점검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검토해서 해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9월 대란설에 대해 다시 한번 해명해 달라.
은행과 기업은 자금운용 방식이 다르다. 은행은 차입을 하면 외화대출로 운용한다. 즉, 외화자산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만기시에 달러로 환전하는 일이 발생하지않는다.
기업같은 경우는 달러 대출을 받아서 원화로 운용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만기시 환전 수요가 발생한다. 하지만 은행은 달러를 차입하면 달러로 운용하니까 환전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달러 신규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 만기시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기 외채 비중 높아져서 또다시 문제될 가능성 없나
▲단기 외채 비중은 높아질 것이다. 그것은 전세계적 현상이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단기 자금은 원래 끊길 수가 없다. 따라서 단기 자금이 계속 리볼빙된다는 것이 외화 측면에서 유동성 위기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거다.
-지표를 보면 확실히 위기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위기설은 자꾸 나온다. 금융위 사무처장은 특정 세력이 확산시키는 거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지표는 양호하다는데 위기설은 왜 자꾸 나온다고 보나.
▲우리나라는 10년 전 (외환위기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정말 나라가 망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98~99년 4만개 기업이 도산했다. 1년이 2만개 기업이 도산했다는 것이다. 그 후 카드사태도 있었고.
그래서 언론도 당국자도 조금만 조짐이 보이면 위기로 가는 거 아니냐 (생각하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위기설이 나온다고 본다
-애널들 만난 것 이례적이다. 왜 만났나.
-증권사 리포트가 위기설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
▲그런 정보는 받은 적 없다. 다만 애널리스트들 리포트가 그렇게 했다기보다 애널리스트들이 잘 모르면 부정확한 정보로 리포트를 쓸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것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뜻이다.
-3월, 9월 위기설 등 채권 만기 도래할때마다 계속 위기설이 나온다. 그 때마다 당국은 문제 없다고 해명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충격이 있다. 경제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 적은 없나. 저축은행 PF도 문제 없다고 하는데 금융권에서는 대주단 만들어서 만기 이월해주는 사례도 있다. 오히려 부실이 더 커지는 거 아닌가
▲위기가 주기적으로 나오는 것은 경제 구조의 문제라기보다는 채권 만기 구조가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위기가 없는 걸로 판명이 났으면 걱정을 안 해야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걱정이 많다.
지금 위기설이 증폭되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아서다.
PF대출은 문제 있다.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가 안된다는 것이다. 위기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까지 파급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크다. 한계기업 퇴출이야 당연하지만 위기 증폭시 금융기관 건전성만 우선하면 실물경제 타격은 어떻게 할 것인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다. 더욱이 금융기관이 잘못해서 살 수 있는 기업이 쓰러지는 것은 사회적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은행장을 해 본 경험에 비춰볼 때 그것은 분명히 사회적 죄악이다. 잠재력이 있는 회사가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쓰러지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게 기본 생각이다.
그것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 건전성도 확보하고 중소기업도 살려야 한다는 주의다.
중소기업 애로 타개 대책반을 마련하겠다. 서류 가져와도 대출 안되는 경우 많다고 들었는데 철저히 따져보겠다. 실물경제 어렵게 만드는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