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신상 공개하자”…지적장애인 몸에 소변본 20대들 공분

가스라이팅 동원해 피해자 폭행·협박 일삼아
6년 전 부터 피해자에게 술·담배·모텔 심부름
누리꾼들 신상 공개 요구하며 가중 처벌 촉구
  • 등록 2024-08-30 오전 10:53:29

    수정 2024-08-30 오전 10:53:29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20대 남성들이 중증 자폐성 지적장애인 몸에 소변을 보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누리꾼들이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등 분노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갈무리)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중증 자폐성 지적장애인 아들 B군이 지난 20일 새벽 서울의 한 지하철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소변 테러’를 당했다고 토로하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가해 남성 2명이 화장실 칸막이에 몰아세운 뒤 번갈아 가며 B군에게 소변을 보는 장면, 머리에 침을 뱉고 돈을 뺏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장면에서 B군은 괴로운 듯 손을 젓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크게 저항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가해 남성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해당 영상을 지인들에게 퍼뜨렸다. A씨는 사건 발생 닷새 만에 B군 지인의 연락을 받고 해당 영상을 접했으며 이후 경찰서에 신고하고 폭행 혐의로 고소장도 접수했다.

확인 결과 B군은 6년 전부터 가해 남성들에게 얽혀 있었다. 이들은 중학교 시절 나이가 많은 B군에게 술과 담배 심부름을 시켰으며 여학생들과 모텔을 가기 위해 B군을 앞세우기도 했다. 또 계산하지 않은 과자를 B군의 가방에 넣는 등 자신들의 절도 행위를 뒤집어씌웠다.

이들은 B군을 협박하기도 했다. 가해 남성은 전화로 B군의 부모님 이름을 언급하며 “지금 여기로 와라. 오지 않으면 죽는다”며 “예전처럼 맞고 싶냐. 아니면 여기로 올거냐”고 물었다. 또 “전화 끊지 말고 택시 타라. 끊는 순간 네 가족 다 죽인다”고 막말을 내뱉었다.

특히 가해 남성들은 친구가 없었던 B군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동원해 괴롭혔다. 가해 남성 중 한 명은 B군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 밥을 차려줬다. 이에 감명받은 B군은 “자신을 미워하면 이럴 수 없다”며 이들의 괴롭힘 강도가 높아져도 받아줬다.

가해 남성들은 고소장이 접수되자 B군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B군을 자극한 다음 자신들을 때리게 만들고 해당 장면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했다. 또 서로 고소를 취하하자고 제안하며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을 가져갔다.

이후에도 가해 남성들은 B군에게 약물을 복용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결국 B군은 A씨에게 “다른 애들은 다 정상이라고 하는데 왜 엄마만 나를 장애인 취급하느냐”며 소리를 지르는 일도 있었으며 신경과 감정을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탓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B군은 경찰 진술 과정에서야 소변 테러가 몰상식한 행동인 것을 알게 됐다. 또 가해 남성들로부터 소변 테러를 여러 번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가해 남성들은 사건반장에 “(영상에) 찍힌 사람 저 아니다. (영상) 찍힐 때 만난 적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해자 신상 공개해야 한다. 왜 보호하는 것이냐”, “재판에서 가중처벌 받아야 한다”, “신상공개가 시급하다. 가해자들이 군대도 가고, 사회에도 나올 텐데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상=온라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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