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공습'이 개시된 지 어언 1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시즌2`로 접어들었다. 시련이 약이 됐을까. 절치부심 끝에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패배의 상처는 빠르게 아물고 있다.
제일 먼저 포문을 연 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애플 '아이폰4'에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옵티머스원을 선보이며 대반전을 노리고 있고, 다크호스 팬택도 베가폰으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폰 시즌2`는 역전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편집자주]
"앞으로 카페모카를 절대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하"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배대훈 씨의 말이다. 유명 S브랜드의 카페모카 하나면 저절로 기분전환이 될 만큼 좋아했던 그가 이를 멀리하게 된 이유가 뭘까.
휴대폰은 해외 각 지역에서 출시되는 만큼 현지에서 품질테스트가 필수다. 특히 와이파이 등 인터넷 관련 서비스는 지역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 테스트가 매우 중요하다.
배씨는 웹브라우저 테스트를 위해 지난 3월 유럽 현지로 특파됐다. 그런데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항공 대란을 겪으면서 영국에서 발이 묶이게 됐다. 덕분에 런던지역 와이파이망은 달달 외울 정도로 섭렵하고, 대책 검증까지 여러 차례 마칠 수 있었다. 인터넷 브라우저 성능은 확실하게 점검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그는 출장이 길어지면서 카페모카를 지나치게 많이 먹게 됐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즐겼던 음료가 스트레스가 되어 버린 것. 그는 "그토록 맛있던 커피가 이젠 사약처럼 느껴질 정도로 `후유증`을 겪게 됐다"며 웃었다.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S 출시를 위해 매달린 이 회사 직원이라면 배씨처럼 누구나 다 각자의 사연이 있다는 것이 삼성측의 설명이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갤럭시S를 내놓고도 밀리면 정말 끝장이라는 생각에 밤잠을 제대로 이룬 적이 거의 없습니다. "
갤럭시S 개발에 참여한 삼성전자의 많은 연구원들은 한결같이 똑같은 말을 했다. 기술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면 연구원으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것이란 강박 때문이었다. 절박감과 중압감 때문에 1주일에 사나흘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매달렸다. 그럼에도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상품기획을 맡고 있는 김종인 상무의 말은 더욱 절박하게 들린다. "작년 말부터 갤럭시S 프로젝트가 마지막 방법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고 여기에 모든 걸 다 걸었습니다."
삼성의 수많은 IT제품에 임직원들의 열정이 담기지 않은 제품이 있을까마는 갤럭시S는 출시전부터 유독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선 노키아에 이어 랭킹 2위다. 그러나 휴대폰을 분야별로 나눠놓고 따져볼 때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위기감 마저 찾아왔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선 4~5위권으로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
스마트폰 같은 혁신적인 제품에서 힘을 못쓰는 '반쪽 휴대폰 강자'라는 비아냥도 들어야했다. 갤럭시S에게 부여된 임무가 어땠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혹여 사용자들에겐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 개발자 마인드의 기능이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또 사용자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해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갤럭시S는 출시된 이후 4개월만에 누적판매 500만대를 돌파했다. 2초에 1대씩 팔린 셈이다. 현재 700만대를 넘어 800만대 수준을 넘보고 있는 갤럭시S는 올 연말까지 1000만대 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의 말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면 애니콜의 자존심과 명예 뿐만 아니라 삼성이 그동안 굳게 닦아왔던 사업기반이 송두리째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죠."
이상수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은 "갤럭시S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안드로이드폰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으로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한 제품"이라고 자평했다.
안원익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갤럭시S를 개발하면서 가정에 소홀해서 미안했지만 가족들이 오히려 격려해줘서 행복했다"며 "아내에게 갤럭시S를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며 웃었다.
▶ Digital쇼룸 스마트폰 관련 동영상 보기◀
☞ 코카콜라는 왜 페이스북 마케팅에 실패했나
☞ "스마트폰 같긴한데..누구냐 넌?"
☞ `아웃도어형 스마트폰`…모토로라 모험을 걸다
☞ `이런 직업도!`..앱 코디네이터를 아십니까
☞ 수십개 아이폰 협연 `스마트폰 공연 현장`
☞ Digital쇼룸 소셜네트워크 시사회 현장
☞ `내게 어울리는 아이폰 케이스는?`
☞ '스마트폰 카라이프'시대가 온다
☞ 투자환경을 바꾼 `스마트폰속 MP트래블러`
☞ Digtal쇼룸 2차캠프..`스마트폰을 말하다`
☞ `윈도폰7, LG전자와 MS에 기회될까`
☞ 블랙베리 '펄 3G' 컨슈머 시장 정조준
☞ "아이폰4 떴다" 호우속 예약구매자 행렬
☞ 스마트폰 달랑들고 바캉스..센스? 오버?
☞ 쿼티자판 스마트폰 어떠세요?
☞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은 아이폰4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