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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참석해 디지털화폐(CBDC) 발행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대로 한다는 것은 CDBC의 잠재적 이익뿐 아니라 잠재적 위험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CBDC 발행시 다른 정책들에 끼칠 영향(트레이드오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CDBC는 잠재적 이익 외에도 정책·운영상 철저히 평가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면서 “사이버공격, 위조, 사기로부터 CBDC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BDC가 통화정책과 금융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CBDC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어떻게 불법 행위를 방지할 수 있을지 등에 관한 문제들도 있다”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은 “디지털화폐는 잠재적으로 대규모 네트워크 효과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디지털화폐)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채택할수록 더 유용해지고 규모에 따른 수익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소수의 경쟁자가 시장을 지배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의 이같은 인식은 CDBC가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지위 등에 어떤 파급력을 가질 것인지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 달러화는 2조달러 가량이 유통되고 있으며, 절반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달러화를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법, 강력하고 투명한 기관, 심층적인 금융시장, 그리고 개방형 자본계좌 덕분”이라며 “건전하고 효율적인 지급결제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이러한 기능들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기존 통화 시스템을 보완하겠지만,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연준 역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디지털화폐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연준은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업해 가상 CBDC 개발에 착수하는 등 자체 연구도 수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노력이 연준이 CBDC 개발 프로젝트를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현재 스웨덴, 캐나다, 중국 중앙은행 등이 자체 디지털화폐 발행을 위해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아직은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각국의 CBDC 프로젝트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리브라 개발을 발표한 이후 속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리브라 등과 같은 민간 디지털화폐가 광범위하게 채택될 경우 중앙은행이 결제 시스템의 지배권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