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IPO 재추진 케이뱅크, 몸값 높일 수 있을까

2022년 상장 시도했다 연기, 올해 다시 도전
수익 기반 여수신 증가…기업가치는 제자리
카카오뱅크 최근 주가 회복세 긍정적 요소
“토스 IPO는 케이뱅크 가치 부각 요인”
  • 등록 2024-02-06 오전 11:01:23

    수정 2024-02-06 오전 11:01:23

케이뱅크가 IPO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사진=케이뱅크)


[이데일리 마켓in 김형일 기자] 케이뱅크가 주관사 재선정에 나서며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케이뱅크는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했을 때와 비교해 여수신 잔액이 늘어났지만 기업가치는 여전히 원하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정감사인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2022년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으며 공동 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을 택했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관건은 ‘몸값’이다. 현재 시장에서 추산하고 있는 케이뱅크 기업가치는 4조~5조원 수준이다. 처음으로 상장을 시도했던 지난 2022년 케이뱅크의 기대 기업가치는 7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추산하는 기업가치가 4조원 수준에 머물면서 당시 케이뱅크는 상장을 미뤘다.

케이뱅크는 이번에도 최소 5조원 이상의 몸값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케이뱅크 주가는 1만1600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현재 케이뱅크 발행 주식수(3조7569만5151주)를 곱하면 추정 시가총액은 4조7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신주 발행을 가정하면 시총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상장 추진 당시 구주와 함께 신주 9300만주 발행을 계획한 바 있다.

케이뱅크를 둘러싼 환경은 지난 2022년보다 우호적이다. 우선 과거 IPO 추진 당시보다 은행권 수익 기반에 해당하는 여수신 잔액이 증가했다. 여신 잔액은 2022년 3분기 9조7783억원에서 작년 3분기 12조8083억원으로 31% 늘어났으며 동기간 수신 잔액도 13조4909억원에서 17조2361억원으로 27.8% 증가했다.

무엇보다 IPO 대어로 꼽히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마켓컬리, SGI서울보증보험 등이 최근 들어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은 케이뱅크에 호재다. 증권사들은 토스 몸값을 15조~2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토스뱅크를 운영하는 토스의 IPO 소식은 케이뱅크 가치 부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바닥 모르고 추락하던 카카오뱅크(323410) 주가가 바닥을 벗어난 점도 케이뱅크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 몸값 산출에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케이뱅크가 한창 상장을 추진하던 당시 1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최근 2만원대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됐는데 당시 해외 기업 4곳을 경쟁사(티어)그룹으로 삼으면서 시가총액을 산출, 주가순자산비율(PBR) 7.3배를 적용했다. PBR은 순자산(자본) 대비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지표로 숫자가 클수록 자산 대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카카오뱅크 PBR은 2.2배다.

케이뱅크는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카카오뱅크보다 낫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현재 아파트담보대출, 전세대출, 자동차 대환대출 등 상품을 취급 중”이라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보다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원하는 수준으로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수익성 지표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순이익은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지난 2022년 3분기 714억원에서 작년 3분기 382억원으로 4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충당금 전입이 842억원에서 1858억원으로 120.7% 증가해서다.

올해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목표치를 평균잔액 30%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충당금 부담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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