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증시)④외국인 `과도한 기대말라`

금리인상이 최대변수..`자금 보수화 가능성`
적극적`에서 `소극적`매수 유턴
  • 등록 2004-06-18 오후 12:25:00

    수정 2004-06-18 오후 12:25:00

[edaily 김상욱기자] 미국과 중국의 금리인상, IT경기 논쟁 등 이슈를 안고 있는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과연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존재는 재차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만큼 이들의 하반기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호조를 보이며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도 하반기들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내수경기의 회복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선뜻 기댈 곳이 없는 분위기다. 실제 국내기관들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힘든 현실에서 개인들마저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외국인들의 시장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은 하반기 외국인들에 "큰 기대를 걸지 말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금리인상, IT경기를 둘러싼 논쟁 등을 감안하면 과거처럼 이머징마켓쪽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매수기조를 유지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처럼 공격적인 매수를 통해 주식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리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금리인상이 최대변수..`자금 보수화 가능성`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외국인들의 매매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급작스러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적지만 추가적인 자금유입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또 이머징마켓쪽으로 유입됐던 자금이 안전자산을 따라 환류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과거처럼 시장을 결정하는 능력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에 의해 움직이던 흐름은 일단락됐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동성 흐름에 변화를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시장의 외국인들도 이전의 형태와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그동안 아시아시장이 좋다는 인식아래 외국인들의 매수가 강하게 유입됐지만 최근 아시아시장의 레버리지가 높은 수준이고 외국인들의 인식도 많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자료 동원증권)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금리가 공격적으로 인상된다면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선 점진적인 인상가능성이 더 높고 과거의 경우를 보면 금리인상이 이뤄지더라도 금융시장내 스프레드는 줄고 주식자금은 늘어나는 형태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인상으로 인해 유동성이 급격하게 주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유동성 측면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결국 외국인들의 매수우위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현재 외국인들의 매수가 사상최고수준이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매수강도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머징마켓쪽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일수 있는 요인으로 볼수 있다"며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국제 유동성이 환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외국인들이 강하게 매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외국인들이 우리시장에서 매수에 나선 것은 저평가된 영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금리 기조와 달러약세, 중국모멘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금리기조의 방향이 달라지고 달러약세도 완화되는 가운데 중국경제도 변화하는 등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들의 매매여건이 달라진 만큼 강하게 매도하지도, 그렇다고 강하게 매수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공격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극적`에서 `소극적`매수 유턴 강현철 LG증권 애널리스트도 "하반기 외국인들은 셀코리아는 아니겠지만 일단 적극적 매수에서 소극적 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3분기이후 연말까지 외국인의 매수강도는 크게 위축되는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국 시장과 비교해 이머징마켓쪽으로 자금유입이 많았는데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모멘텀 둔화 등을 통해 이머징마켓에 투자됐던 자금이 선진국으로 환수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동양종금증권) 강 애널리스트는 "거시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은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외국인들도 주식시장에서 매수가 현격하게 줄면서 강도측면에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역시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순매수강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나 기업실적 등 모멘텀들이 떨어지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과 대선이후 정책 등의 영향으로 자금이 보수화되는 경향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는 곧 외국인들의 매수강도 둔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매수강도는 둔화되겠지만 대규모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매물을 받아줄 만한 매수주체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내수경기회복과 주식투자는 맞물려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데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연기금들의 주식시장 참여도 상징적인 의미외에 실제 수급에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만 MSCI 비중확대..`자금이탈 가능성 낮다` 최근 대만의 MSCI 비중확대와 관련, 한국시장에서 대만시장으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비중확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모습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대만의 편입비중이 높아진다고 해도 지금과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대만시장과 우리시장이 대체관계라기보다 보완관계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대만의 비중이 높아진다고 해서 한국의 비중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대만의 비중상향이 있더라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매수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시장은 이머징마켓에 속해있지만 선진국관련 펀드 등도 들어와 있는 만큼 기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고 해도 갑자기 줄이는 형태는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중 애널리스트도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대만의 경우 비중조절을 하기 시작하면 불리한 측면이 있겠지만 크게 이탈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시장이 인터내셔널 펀드에 노출된 정도가 대만의 6배수준에 달하는 등 이머징마켓의 성격과 함께 선진국시장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대만의 비중조절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며 "MSCI지수는 후행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비중조절에 따른 요인보다는 글로벌 자금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김성주 애널리스트는 일정수준의 부정적 영향은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만쪽 비중이 확대된다면 일부 자금유출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덜 사는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한 만큼 외국인 자금중 일부가 대만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IT경기·중국 긴축..`영향력 제한적` 최근 이어지고 있는 IT경기에 대한 논쟁과 중국의 연착륙 문제 등은 하반기 외국인들의 동향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IT경기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인텔이나 삼성전자 등의 실적을 봤을때 모멘텀은 아직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최근 IT경기와 관련해 우려스러운 시각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글로벌한 관점에서 보면 아직 고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출하재고비율 등이 아직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고점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텔의 경우도 2분기 실적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분기수준만큼은 나올 것으로 보이고 3분기부터 다시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표IT기업의 실적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IT모멘텀이 꺾인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IT경기를 둘러싼 논쟁 자체가 리스크요인이 될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IT에 대한 기대도 외국인들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요인중 하나였는데 최근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며 "실제 가격하락이 진행되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런 우려 자체를 리스크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문제와 관련해선 일단 외국인들이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로선 중국이 급격한 긴축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고 또 연착륙 여부를 판단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우 5월 경제지표를 보면 통화증가율이나 물가 등은 잡히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소비나 수출은 확장되는 형태"라며 "음식료를 제외할 경우 중국의 인플레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현재로선 중국의 인플레는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굳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세중 애널리스트도 "중국은 당장 지표를 봐야겠지만 단기간에 연착륙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들도 중국경기의 연착륙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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