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작전 시간은 `오후 10시`…"늦어지자 尹 당황" 진술 확보

경찰 수뇌부에 건넨 문건서도 ‘22시’ 명시
국무위원 “尹 매우 초조·당황 기색” 진술
정보사 대령들 “작전 취소인가” 되묻기도
  • 등록 2024-12-20 오전 10:03:27

    수정 2024-12-20 오전 10:03:27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작전 계획 시간은 오후 10시였지만 국무위원들의 만류로 다소 지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계엄 시간이 지체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군 주요 수뇌부 등이 당황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일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등에 따르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경찰 수사에서 “비상계엄이 계획대로 오후 10시에 선포됐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3일 오후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계엄 작전 지휘서에 적힌 ‘계엄 선포 시간은 2200(오후 10시)’라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경찰은 계엄 당일 국무회의 참석자들에게 ‘대통령이 매우 초조하고 당황한 기색’,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폐회 선언도 없이 나갔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를 기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했으나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의 만류가 이어지며 다소 시간이 지체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시간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7분이었고 비상계엄이 발효된 시간은 오후 11시였다.

군 내부 동요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등에 진입하려 했고 이를 노 전 사령관이 지휘하고 있었는데 계엄 선포가 미뤄지며 정보사 대령들이 ‘작전이 취소된 것인가’라고 물어보며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번 계엄 사태의 ‘키맨’으로 꼽히는 노 전 사령관은 지난 18일 구속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틀 전 경기 안산시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대령 2명과 함께 사전 계엄 모의를 한 것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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