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의 통화정책 위원이자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필립 레인은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상승률과 임금 상승 속도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현 시점에서 최고 수준의 제한을 제거(금리인하)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CB의 6월 금리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FT는 “다음 달 금리를 내리겠다는 명백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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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보다 유로존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빨리 하락한 이유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이 이 지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라며 “유럽은 전쟁과 에너지 문제를 다루면서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ECB의 금리인상이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점도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완화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하를 시작하기 위한) 첫 단계는 통화정책이 적기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신호인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ECB의 목표인 2%까지 지속적으로 완화하려면 “올해는 금리를 제한적인 영역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분간은 고금리 상황을 지속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는 (유로존 경제 및 시장에) 문제가 될 것이며, 아마도 완전한 제거(추가 금리인하)는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이후 금리인하 속도와 관련해선 “제한 영역 안에선 어느 정도 (금리가) 아래로 이동할 수 있다. 하향 조정이 비례적인지, 안전한지 데이터를 평가해 결정될 것”이라며 “기저 인플레이션에 놀라운 상승세가 나타나면 후속 금리인하 속도는 느려질 것이고, (반대로) 놀라운 하락이 발생하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또 올해 초 유로존의 임금상승률이 기록적으로 상승한 것에 대해 “임금의 전반적인 방향은 여전히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면서도 “임금 인상으로 여전히 상당한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ECB는 내년까지 제한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시장에선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져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입 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중요한 환율 변동에 대해선 고려할 것”이라며 “(아직까진) 이 방향에서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인플레이션이나 통화정책에 제동을 걸 만한 특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FT는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고 평했다.
그는 또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으로 미 국채 금리가 상승(가격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유럽 채권의 장기금리도 상승했다. 이 메커니즘은 미국 때문에 우리가 추가 긴축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ECB가 단기 예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이를 상쇄해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