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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 후보 간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시각 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대선 경선 후보였던 만큼 인지도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 주자 입지를 굳히겠다는 입장이지만, 강 후보의 경우 자신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더 의견을 나누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강 후보는 지난 30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을 했지만 시기와 방법에 대한 견해가 달라 단일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 여론조사 및 인지도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박 후보는 이날도 단일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를 반드시 하겠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당심과 민심이 반영되는 방식이면 다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어 “(강 후보와)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대구·경북과 강원지역 당원들이 투표를 시작하기 전에 답을 내리는 게 제 입장이지만, 강 후보에게 압박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 후보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미래연대와 비전경쟁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이어 “초반에 97그룹이 단일화 이슈에 몰입한 상태로 예비경선이 끝났다”면서 “본선에서는 일반 당원과 국민께 강훈식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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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에 대한 신경전을 이어가면서도 이 후보를 향한 비판에 대해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는 앞서 이 후보가 지난 29일 “내가 아는 바로는 고학력, 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다”며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렇다. 언론 환경 때문”이라고 한 데에 대해 맹폭했다.
그는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계속 언론 탓하면서 언론의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지 않겠는가. 민주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지 왜 남한테 탓을 하느냐”며 “민주당이 그냥 `어대명`에 갇혀서 뻔한 결론, 절망적 체념에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對) 이재명` 노선으로 잠시 연대할 순 있으나 최종적인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 후보의 오늘 발언으로 미뤄보아 단일화를 안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 후보는 대선 당시 이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을 만큼 `친명`(친이재명)계에 가깝기에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단일화를 통해 이 후보를 저지하기보다 차기 당권을 생각해 자신의 세를 불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평가다.
오히려 이 후보에 대한 `사법 리스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이 단일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만약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시 당내 위기감에 `친문`(친문재인)계가 뭉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동시에 김 전 지사가 사면되면 그 구심점으로 둘 중 한 사람을 밀게 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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