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판 뒤집을 姜-朴 '단일화'…동상이몽에 불투명

朴, 높은 인지도로 빠른 단일화 주장
姜, 단일화엔 속도 조절…입지 넓히기 우선
이재명 비판엔 공감대 "남 탓 해선 안 돼"
전문가 "단일화 가능성↓…사법 리스크 관건"
  • 등록 2022-07-31 오후 4:56:11

    수정 2022-08-01 오전 8:08:35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재명·박용진·강훈식 후보의 `3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이 후보를 제외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간 단일화가 이번 본선의 주요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박·강 후보 간 단일화가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깨면서 전당대회 판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최대 변수라는 것이다. 다만 두 후보가 31일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 시기와 방법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용진(왼쪽)·강훈식(오른쪽)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朴 “내달 3일 단일화” vs 姜 “속도 조절”

박·강 후보 간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시각 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대선 경선 후보였던 만큼 인지도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 주자 입지를 굳히겠다는 입장이지만, 강 후보의 경우 자신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더 의견을 나누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강 후보는 지난 30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을 했지만 시기와 방법에 대한 견해가 달라 단일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 여론조사 및 인지도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박 후보는 이날도 단일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를 반드시 하겠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당심과 민심이 반영되는 방식이면 다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어 “(강 후보와)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대구·경북과 강원지역 당원들이 투표를 시작하기 전에 답을 내리는 게 제 입장이지만, 강 후보에게 압박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 후보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미래연대와 비전경쟁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이어 “초반에 97그룹이 단일화 이슈에 몰입한 상태로 예비경선이 끝났다”면서 “본선에서는 일반 당원과 국민께 강훈식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치공학적 단일화가 아니다”며 “비전과 미래 경쟁에서 접점을 못 찾는다면 (단일화를) 하는 것이 맞겠느냐”고 `단일화 불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강훈식 후보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변화에 관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朴-姜, 李 비판엔 `한 목소리`

단일화에 대한 신경전을 이어가면서도 이 후보를 향한 비판에 대해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는 앞서 이 후보가 지난 29일 “내가 아는 바로는 고학력, 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다”며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렇다. 언론 환경 때문”이라고 한 데에 대해 맹폭했다.

그는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계속 언론 탓하면서 언론의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지 않겠는가. 민주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지 왜 남한테 탓을 하느냐”며 “민주당이 그냥 `어대명`에 갇혀서 뻔한 결론, 절망적 체념에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강 후보 또한 “갈라치기와 혐오하는 정당을 극복하지 못한 게 지난 대선 결과였다”며 “그런 인식을 극복해야 미래가 있기에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을 탓하는 것은 잘못된 습성”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對) 이재명` 노선으로 잠시 연대할 순 있으나 최종적인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 후보의 오늘 발언으로 미뤄보아 단일화를 안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 후보는 대선 당시 이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을 만큼 `친명`(친이재명)계에 가깝기에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단일화를 통해 이 후보를 저지하기보다 차기 당권을 생각해 자신의 세를 불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평가다.

오히려 이 후보에 대한 `사법 리스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이 단일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만약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시 당내 위기감에 `친문`(친문재인)계가 뭉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동시에 김 전 지사가 사면되면 그 구심점으로 둘 중 한 사람을 밀게 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31일 대구시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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